미래 과학 기술에 관심 있는 과학도들 사이에서 일종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은 학술대회가 있다.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이 바로 그 주인공. 지난 2월 7일, 개최 30주년을 맞은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낮은 초음파 에너지를 활용해 레이저 투과 깊이를 증가시키는 ‘초음파 조직 투명화 기술’로 대상을 수상한 김진우 학생을 비롯해 현장은 전국에서 모인 수많은 참관객들로 북적였다. 매년 과학도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은 과연 무엇일까?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이 그 이모저모를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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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전통이 함께한 30년 세월의 흔적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은 삼성전자 SAIT가 주관하는 글로벌 학술대회로, 과학기술 저변 확대와 과학 인재 육성에 그 목적이 있다. 매년 국내외 과학 인재들이 논문을 통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음과 동시에 여러 특전도 주어져 이들의 열정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의 시작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학도들의 연구 의욕을 고취시키고, 과학기술 분야의 미래 주역을 발굴하기 위한 삼성전자 ESG 활동의 일환이다. 국내 최대 규모임은 물론, 국내외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참가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초록 접수를 통해 1차 심사 후, 합격자에 한해 논문 접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단순히 참가자들에게 상을 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회를 통해 발굴된 과학도들이 연구 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대 4천만 원의 시상금(대학 부문 기준), 국내 사업장 견학 등 여러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동상 이상의 수상자가 삼성전자 3급 신입사원 공채 연구개발 직군에 지원할 경우 직무적합성평가, 직무적성검사(GSAT)를 면제해 주고 있다. (소프트웨어 직군 지원 시 직무적합성평가 면제)
*회차별 특전이 상이할 수 있음
1994년부터 2023년까지 접수된 논문만 해도 총 37,847편, 누적 수상 편수는 2,956건에 달한다. 해마다 평균적으로 약 1,262편 정도의 논문이 제출된다는 의미다. 이토록 많은 학생들이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5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컴퓨터시스템 분과 동상을 수상했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Solution개발실장 송용호 부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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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사업부 Solution개발실장 송용호 부사장이 말하는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Q.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현재 삼성전자 재직자인 동시에 제5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의 수상자이시기도 한데요. 당시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대학원 과정에서 선배님으로부터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에 대해 전해 들었습니다. 당시 논문 작성을 위해 진행하던 실험 연구에 대해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궁금했고, 유의미한 피드백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당시 수상했던 출품작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쉬운 예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셰프가 음식을 요리할 때, 보조원이 부가 재료들을 미리 준비해 둔다면 빠른 속도로 요리를 마칠 수 있지만, 어떤 음식을 만드는가에 따라 미리 준비해야 할 사항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과 마찬가지로, 저는 사용자 프로그램의 실행 성능을 높여주기 위한 보조 프로그램을 CPU에서 동시 실행시키는 ‘Assisted Execution’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본 연구는 사용자 프로그램을 사전 분석하여 필요한 보조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는 컴파일러(Compiler) 기술 개발, 사용자 프로그램과 보조 프로그램이 동시 실행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구조(Microprocessor Architecture) 기술 개발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저는 마이크로프로세서 구조(Microprocessor Architecture) 기술 분야의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Q.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과정이 있나요?
대회 소식을 접했을 때, 마감일이 임박한 상황이라 충분한 실험 결과를 얻기엔 시간적 제약이 많았습니다. 다수의 응용에 대해 파라미터를 변경하며 시뮬레이션을 해야 하는데, 당시 제가 사용하던 서버의 성능이 높지 않아 시뮬레이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동 연구를 수행하던 스웨덴 교수님께서 소속 대학에 신규 도입된 워크스테이션 12대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덕분에 텔넷(telnet) 기능을 이용한 해당 워크스테이션에 원격 접속하여 다수의 시뮬레이션을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실험 데이터를 모두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논문을 제출했던 것은 아쉬웠습니다.
Q. 출품작이 수상작으로 채택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사실 실험 데이터를 충분히 보여드리지 못한 듯하여, 수상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기에 소식을 들었을 때 많이 놀랐습니다. 아마도 심사위원분들이 논문 아이디어를 좋게 평가해 주신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수상 선배로서 대회 지원을 망설이고 있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역설적으로 ‘두드리지 않으면 열리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짧은 시간 동안 실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도전을 통해 새로운 성취를 얻게 된 경험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로서 한층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는 향후 연구에서도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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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명실상부 대표적인 학술대회로 자리매김하며, 과학 기술의 미래를 밝히고 있는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올해는 또 어떤 혁신적인 연구들이 세상을 놀라게 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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