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名匠)이란 이름은 오랫동안 한 분야를 지키며 자신만의 전문성을 쌓은 사람들에게 부여되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에도 모두가 인정하는 ‘명장’들이 저마다의 역사를 쌓아가고 있는데요. 오늘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품질 명장, 조모현 부장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27년간 반도체 설비 엔지니어의 길을 걸어온 조모현 부장은 2010년 정부가 인증한 ‘품질 명장’이 되었습니다. 서류와 필기시험, 그리고 면접을 비롯한 다각적인 평가를 거쳐 배출되는 품질 명장은 한 해에 약 40여 명 정도인데요.
품질 명장은 동일 분야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들 중 장인정신이 투철하고 품질 향상을 위해 헌신해 온 소수의 전문가에게 수여되는 명예로운 이름입니다.
조모현 부장 (기흥/화성단지총괄)
“처음 삼성전자에 입사했을 때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습니다. 시골에서 태어나 삼성전자의 일원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부모님의 자랑이었습니다. 입사 이후 지금까지 설비 엔지니어로서 품질 활동을 계속 해왔으며, TPM 명인에 선정되는 등 품질활동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TPM은 꼼꼼한 제 성격과 딱 맞아 떨어졌던 것 같아요. TPM은 설비의 고장과 낭비를 제거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활동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최고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활동입니다.”
설비분야는 정지나 손실을 최소화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므로 이를 수치화 한 지수가 달성할 목표가 되는데요. 일반적으로 생산 현장에서는 기간 별로 달성 목표를 설정합니다. 조모현 부장은 꼼꼼하게 분석하고 팀원들을 챙겨가면서 이 지수들을 빠르게 달성해오고 있습니다.
작은 틈, 미세한 오차와 같은 것들을 체질적으로 견디기 힘든 성격이라고 하는 조모현 부장은 무엇이든 정확하게 떨어지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체질이라고 합니다.
조모현 부장 (기흥/화성단지총괄)
“기본적으로 뼛속 깊이 ‘품질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품질 활동이라는 게 반도체의 수율과 아주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에 설비 엔지니어로서 설비를 잘 유지관리 하고 성능을 높이는 것은 숙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모현 부장은 어떠한 작업이나 과제를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1등, 최고, 가장 빠르게 등의 목표를 세우고 자신을 엄격하게 단련하면서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요. 꼼꼼하고 깐깐한 그의 성격이 바로 품질에 대한 고집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입사 후 지금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조모현 부장, 하지만 그의 열정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르는 현재진행형입니다. 매년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갈증이 남아있었던 그는 또 다른 목표에 도전해 그것을 멋지게 이뤘습니다.
조모현 부장 (기흥/화성단지총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입사해 근무를 하고 몇 년 뒤, 군대를 다녀왔을 때 배움에 대한 갈급을 처음 느꼈습니다. 틈틈이 공부를 시작했고 정보통계학과 학사를 취득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빠가 장학금을 타면서 일과 공부 두마리 토끼를 잡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굉장히 뿌듯함을 느꼈죠. 그리고 올해 2월 산업시스템 공학 전공으로 대학원을 차석으로 졸업했습니다.”
한 번 설정한 목표는 끝까지 이뤄내는 그의 꼼꼼한 성격은 평소 자기 관리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특히 지난 2010년 품질 명장 시상 이후 가장 큰 고민이었던 다이어트도 멋지게 성공했는데요. 조모현 부장은 모든 일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달성한 것들을 목록에서 지워나갈 때 느끼는 희열을 사랑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조모현 부장 (기흥/화성단지총괄)
“살이 찌면서 몸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품질 명장으로 선정된 후 건강도 걱정되었고, 뭔가 새로운 변화된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 90kg 넘던 체중을 26kg 감량했죠. 방법은 간단합니다. 먹는 것을 줄이고 더 많이 움직이고. 거의 1년간을 아내가 도시락을 준비해 줬어요. 늘 고마운 사람입니다. (웃음) 그리고, 매일 칼로리를 체크하는 등 다이어트도 업무처럼 목표를 세워서 꾸준하게 실천했어요. 항상 수첩에 모든 것을 꼼꼼하게 적습니다. 아쉬웠던 점, 개선할 점, 지켜야 할 점, 기억할 점 등을 적어두는 것이 습관이 됐는데요. 덕분에 깜박하거나 놓치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27년 회사생활을 돌이켜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회사 일에 몰두했던 때’라고 회상하는 조모현 부장은, 그에게는 길을 밝혀준 고마운 선배를 함께 떠올렸습니다. 그 기억을 되새기며지금은 선배의 따스함을 닮아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조모현 부장 (기흥/화성단지총괄)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선배가 하나 있습니다. 폭주 기관차마냥 매사 목표를 향해 돌진하며 일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렇게 좌충우돌하고 있으면 그 선배는 ‘뚜벅뚜벅’ 네 글자를 메일로 보내곤 했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일까 한참 앉아서 가만히 생각하고 있으면 신기하게도 몇 일씩 고민했던 문제의 해답이 보였습니다. 돌이켜 보면 항상 저에게 방향을 잡아주신 분이었어요.”
어려운 일로 고민할 때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 선배 덕분에 이 자리에 서게 되었다고 회상하는 조모현 부장은 아들과 비슷한 또래의 후배 사원들 사이에서 ‘큰 형’과 같은 존재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조모현 부장 (기흥/화성단지총괄)
“업무적으로 꼼꼼한 성격이고 목표지향적이다 보니까 후배들에게 때로는 엄한 선배로 비춰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업무 외적으로는 친근하게 대하려고 노력합니다. 제 아들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에게는 인생상담도 가끔 해주곤 합니다. 후배들을 지도하면서 새로운 목표가 생겼는데요. 더 많은 사람들과 제가 경험하고 배우고 느낀 것들 것 함께 나누고 싶어요. 마이스터고 학생들이나 엔지니어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가르치고 싶은 새로운 꿈이 생겼어요. 이 목표 역시 머지않아 이룰 수 있겠죠?”
우리는 예로부터 일정한 직업에 전념하거나 한 가지 기술에 정통한 사람을 ‘장이’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명장, 꼼꼼한 목표의 사나이 조모현 부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단어와 일맥상통하는 내공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 시대의 ‘장이’는 바로 이렇게 현장에서 완벽을 향해 오늘도 묵묵히 담금질을 하고 있는 임직원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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