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기흥캠퍼스에서는 작은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바로 DS부문 환경안전팀에서 실시한 금연 성공수기 공모전 시상식입니다. DS부문에서는 금연클리닉을 운영하며 임직원들의 성공적인 금연을 돕기위해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 노력의 결과로 금연에 성공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수기 공모를 했습니다.
누구보다도 치열한 노력으로 금연에 성공한 임직원들의 후기이기에 금연을 준비하는 임직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중 최우수상에 빛나는 메모리사업부 김재희 선임의 금연 스토리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금연 TIP, 함께 들어보실까요?
처음 담배를 피기 시작한 시기가 언제인지 굳이 떠올려 보면, 대학교 1학년 때로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어디서나 눈에 띄고 싶은 신입생의 패기였을까. 약속이나 한 듯 신입생의 90% 이상이 흡연자였고, 오히려 비 흡연자가 어울리지 못하는 기현상이(?) 이때는 이상할 게 없는 시기였다. 이때부터가 담배와의 악연의 시작되었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 시대와 인식이 변했다. 회사나 가정뿐 아니라 흔하디 흔한 길거리에서의 흡연도 이제는 눈치를 봐야하는, 흡연은 하나의 범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타인의 건강을 해치는 일을 내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언제까지 계속해야 할까? 흡연으로 인해 10년지기 친구와 헤어질지 모른다는 막연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사실 흡연 10년 동안 나름 금연을 위해 적지 않은 시도를 했다. 겨울바다를 바라보며 야심차게 담배를 바닷속에 집어던지기도 해봤고, 달력에 마지막 운명의 날을 빨간색으로 표시도 해보았다. 물론 결과는 작심삼일로 대부분 끝이 났다. 금연 성공전에 가장 효과적인 시도로는 회사에서 진행했던 금연클리닉과, 금연 보조제를 들 수 있겠다. 그래도 약 2달간 금연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으니 그동안의 노력이 결코 헛된것만은 아니라고 자부할 수 있겠다.
결혼을 한 달 앞두고, 평생의 반려자가 될 사람을 위해 마지막 결심을 한번 더 했다.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결혼식을 마치고 즐겁게 신혼여행을 갔을 때, 적어도 담배로 인해 다투거나 내 스스로가 억압 받는 일은 없어야 겠다는 생각이 그 이유였다. 이유가 달라서일까. 그동안의 금연의지와는 시작이 조금 달랐다. 일단 나에게는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한 ‘동기 부여’가 생겼다. 거창할 필요는 없지만 “그 어떤 것”을 위해 이번만큼은 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이 생긴 것이다. 두 번째로 D-Day를 설정했다. 특별한 날 이후라면 더 좋겠지만, 굳이 없다면 일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도 무관하다. 나같은 경우는 장인,장모님과의 저녁식사를 마지막 만찬(?)으로 설정을 했다. 그리고 준비를 위한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던 담배를 그날 저녁에 모두 소진하였다. 금연 의지가 약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는 있지만 나에게는 꽤나 중요한 의식이었고 효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함께 한 만큼 천천히.. 그리고 질리도록 그렇게 마지막 밤을 보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였다. 당장 식사를 마치고 허전함을 채울 수가 없었고, 술자리는 물론이거니와 혼자 자취하는 방안에서 밤에 뭘 해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는 시기였다. 집중력도 급격히 떨어지고 짜증을 내는 일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강한 동기부여가 있었기에 어떤 방법을 쓰던 참아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아주 효과적이었던 방법들을 찾을 수 있었다.
하나, 사탕을 이용하라. 유명 빵집에 가면 조그만 통에 들은 깨알만한 박하사탕이 담겨 있는 물품이 있다. 이 시기에는 핸드폰보다 이 조그만 통을 더 소중히 챙기고 다녔다. 밥을 먹고 난 직후, 혹은 커피를 마신 직후, 집에 오고 갈 때. 즉 담배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모두 박하사탕으로 바꿨다. 금연을 위해 은단을 쓰는 경우는 종종 있는데, 나 같은 경우는 은단의 냄새 때문에 박하사탕을 선호했다. 결과는 아주 효과적이었다. 1주일이 지났을 무렵 술자리를 나와서 모두가 담배를 필 때, 큰 고통 없이 박하사탕을 입에 물 수 있게 되었다. 습관의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둘, 담배 냄새를 찾아다니고, 향수를 사용하라. 담배를 1주일 정도 끊게 되면 가장 먼저 찾아오는 몸의 변화가 담배 냄새에 굉장히 민감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맡아보면 알겠지만 필때는 몰랐던 역한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된다. 그 향마저 좋다라고 느끼고 의지가 약해진다면 동기부여를 떠올리고, 이 연기로 인해 내 몸이 이유없이 망가질 수 있다는 자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냄새와 관련된 또 다른 방법으로는 그동안, 엘리베이터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냄새로 남에게 고통을 주었으니, 이제 부드러운 향수를 자신있게 뿌려 보자. 그 전과는 다른 자신감과 뿌듯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셋,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담배도 끊게 한다. 어느 정도 1,2주 참을 수 있게 되었다면 보상으로 자신에게 선물을 한다. 선물을 받아도 좋다. 나같은 경우는 심리적으로는 반려자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받았고, 물리적으로는 나 자신을 위해 좋아하는 IT기기와 시계 등을 샀다. 당장 없는 돈을 만들 필요는 없고, 담배 살 돈을 1주일 단위로 저금통에 모아서 사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번 두번 모아보면 알겠지만 금연으로 인해 얻는 금전적인 이득은 상당한 수준이다. 아주 운이 좋은 1주일은, 돈을 한푼도 쓰지 않고(?) 회사를 다닐 수도 있게 된다. 물론 후배들이 커피 사달라고 조르는 날은 어쩔 수 없지만..
1주일이 지나면 어느 정도 적응기에 들기 때문에 초조해지거나, 답답하거나 하는 금단증상은 상당부분 없어지게 된다. 단 이 시기에도 박하사탕은 꼭 들고 다니면서 습관을 대체 시켜 줘야 한다. 이제부터는 호기심과의 싸움이다. 나 자신과 타협하려 하지 말고 그냥 하던 대로 생활하면 된다. 이쯤되면 의지와 동기부여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초심을 잃지 않고 하던대로 하면 된다.
여기서도 두 가지 정도 조언을 하자면,
하나, 한 달정도 지나면 담배 하나를 물어봐라. 참 무서운 얘기다. 이때는 피라고 해도 그동안의 노력이 있어 굉장히 망설여 지게 된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술자리 등이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유혹이 되는데.. 그럴때는 깊게 생각하지 말고 한대 피어 본다. 금연 노하우등을 보면 한 번 끊으면 절대 입에 대지 말고 자리도 피하라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정 피고 싶으면 한대 피는건데, 피워보면 흩어졌던 의지와 이유가 정확하게 한대 뭉쳐진다. ‘이 독하고 맛없는걸 내가 왜 그동안 좋다고 피웠을까?’ 금연을 해야되는 이유가 더욱 확고해지는 것이다. 한대 피움으로써 한 달이 무산될수는 있지만, 이때의 깨달음으로 향후 몇 달은 견고하게 금연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의지만 있다면 굳이 피워볼 필요도 없다.
둘, 몸짱이 될 필요는 없으니 재미난 운동을 시작한다. 계기가 생겨서 금연을 시작했다면 몸이 좋아질 거라는 기분좋은 상상이 이때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생각했으면 역시 얼른 실천에 옮기는 거다. 가까운 헬스클럽도 좋고 가벼운 배드민턴도 좋으니 하루라도 빨리 운동을 시작하자. 운동을 하면 숨이 가빠지고, 그동안 쌓였던 나쁜 니코틴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은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것 또한 금연을 성공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보상인 셈이다. 우리는 어렵게 금연에 성공했으니 이 정도 자유는 느낄 권리가 있다.
마치기 전에 한가지 덧붙이면, 나같은 경우 자동차로 출퇴근을 했는데.. 이 자동차라는 물건 또한 금연을 아주 어렵게 하는 요소 중에 한가지다. 운전하는 사람은 알겠지만 운전도 쉬어가면서 해야하고, 어렵게 도착했으면 또 그만한 보상을 담배로서 해결하는 사람이 참 많다. 차가 막히면 펴야 되고, 도착하면 펴야 되고, 출발하기 전에 시동걸어 놓고도 한대 펴야한다. 왜냐면 그동안 그렇게 해왔고, 습관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나같은 경우도 금연하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기도 한데, 그래서 습관을 바꿨다. 이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으니 내가 사용했던 방법만 간단히 나열하고, 각자 패턴에 맞게 방법을 바꾸면 될듯 하다. 바뀐 습관은.. 시동 걸고 바퀴점검, 소리 높여 음악듣기, 예열되기 전까지 여자친구에게 줄 장미접기, 차 막히면 거품 치약으로 가글하기 등등이다.
평생의 반려자가 될 사람을 위한 결심으로 시작한 금연이 내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예전에 신문광고였는지, 책에서 본 건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주 훌륭한 글귀가 있어 소개 하고자 한다. 적어도 담배 피기 위해 이리저리 눈치보고, 담배가 늘 있는지 불안해 했던 흡연자라면 공감이 되리라 생각된다. 금연을 위해 늘 가슴속에 담아두면 좋을 듯 하다. “담배를 피는 순간 자유를 느끼지만, 담배를 끊으면 더 큰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지금 금연의 귀로에 서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의 금연 경험이 결심을 굳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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