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건강연구소 홍기훈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알려 드리는 생활 속 올바른 환경안전 상식. 그 여섯 번째 시간, 햇빛과 건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따가운 봄볕에는 며느리를, 몸에 좋은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다는 뜻입니다. 이런 속담이 있을 정도로 햇빛은 우리 몸에 좋은 영향과 나쁜 영향을 동시에 주는데요. 여러분은 태양과 햇빛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오늘은 ‘햇빛’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태양은 약 45억 7천만년 전에 형성되어 약 123억 7천만년의 수명을 가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구의 약 109배의 지름을 가지고 있고, 지구보다 약 330,000배 더 무거운 질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양계 전체 질량의 약 99.86%를 차지하는 태양은 3/4은 수소로, 나머지 1/4은 헬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태양은 그 중심에서 매초 약 4억 3천만~6억 톤의 수소를 태워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햇빛이란 태양에서 나오는 전자기 복사의 스펙트럼을 말합니다. 햇빛이 태양에서 지구까지 오는 데는 약 8.3분이 소요되고, 지구에 도달한 햇빛은 대기를 통해 걸러집니다. 지구에 도달하는 햇빛 에너지 1,004W(와트)/㎡ 중 적외선은 527W/㎡, 가시광선은 445W/㎡, 자외선은 32W/㎡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피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A, UV-B, UV-C로 구분되는데, UV-C는 지상에 도달하기 전 오존층에 흡수되어 피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UV-A와 UV-B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UV-B는 가장 피부에 해롭기 때문에 여름철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지만, 프로비타민D를 활성화시켜 신체에 필수적인 비타민D 생성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현재 햇빛에 의한 광합성으로 생성된 석유와 화석 연료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햇빛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의 생존을 가능하게 하고 지구의 날씨 및 기후를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또한 햇빛은 비타민 D의 합성을 돕습니다. 비타민 D는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도와 뼈를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에 적당히 햇빛을 쬐면 구루병이 예방됩니다. 또 꾸준히 적절한 햇빛을 쬐면 마음이 안정되고, 햇빛이 부족하면 나타나는 계절성 우울증(Seasonal Affective Disorder)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햇빛. 하지만 햇빛은 피부암인 악성 흑색종을 유발할 수 있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햇빛의 자외선이 유전자를 손상시켜 피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외선은 분자를 파괴시킬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데, 인간의 DNA 분자가 파괴되면 피부에 검버섯, 주름이 생기고 노화가 일어나며 피부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해성 때문에 국제 암 연구소는 햇빛을 1급 발암 물질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중앙 암 등록 본부 자료에 의하면 국내에서도 2009년 악성 흑색종이 444명에게서 발병했습니다. 발병자의 비율을 보면 70대 25.7%, 60대 23.6%, 50대 18.5%의 순서로 발병되어 연장자일수록 발병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악성 흑색종 진료 인원이 2007년 1,894명에서 2011년 2,576명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50대 이상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햇빛을 건강하게 이용하려면 ‘과유불급’만 기억하면 됩니다. 적절한 햇빛은 우리에게 약이 되지만, 너무 과하면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오랜 시간 뜨거운 태양 아래 있으면 피부암뿐 아니라 각막염, 백내장 등의 안질환의 위험에도 노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나친 햇빛 노출을 피하고 선크림 바르는 것을 생활화며 햇빛이 강한 날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때는 가장 먼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기능성화장품’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자외선 B(UV-B) 차단지수를 의미하는 SPF(Sun Protection Factor)와 자외선 A(UV-A) 차단지수를 의미하는 PA(Protection Factor for UVA)를 확인하면 도움이 됩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 집안이나 사무실 등 실내생활을 주로 하는 경우에는 SPF15/PA+ 이상의 제품 ▲ 야외활동이 많은 경우에는 SPF30/PA++ 이상의 제품 ▲ 등산, 해수욕 등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에는 SPF50/PA+++ 이상의 제품을 사용해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태양과 햇빛, 자외선과 건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무엇이든지 적당한 것이 중요하다는 것, 과유불급! 모두 아셨죠? 외출 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선글라스를 챙기는 생활 속 작은 실천은 건강한 생활의 기본이 됩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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