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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메모리, 어디까지 알고 있니] 플래시메모리 No.1 역사의 시작

음성과 문자 중심의 데이터 통신 시대가 지나고, 엄청난 데이터가 축적되고 유통되는 5G, 빅데이터 시대가 시작되면서 대용량 저장 장치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4차 산업 시대 트렌드 속에서 플래시메모리가 한 몫을 하는 것이 당연한 흐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2003-2019 IHS Markit data: NAND suppliers' revenue market share.
*2003-2019 IHS Markit data: NAND suppliers’ revenue market share.

삼성전자는 지난 2002년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시장 1위에 오른 뒤, 최고 수준의 성능과 품질을 갖춘 제품과 솔루션으로 현재까지 18년간 ‘Flash Memory No.1’ 리더십을 수성하고 있습니다. 2002년 1Gb(기가 비트) 낸드 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양산 하며 드디어 플래시 메모리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으며, 2013년 세계 최초로 3차원 V-낸드 플래시를 양산하며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한계를 기회로! 미세화 한계를 넘어 세계 최초 3차원 메모리 반도체 시대 오픈

▲ 삼성전자의 1Gb 낸드 플래시(왼쪽), 2Gb 낸드 플래시(오른쪽)
▲ 삼성전자의 1Gb 낸드 플래시(왼쪽), 2Gb 낸드 플래시(오른쪽)

앞선 기술력으로 1990년대 D램 메모리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온 삼성전자는 2000년대에 들어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는데요. 1999년 1Gb 낸드 플래시 개발에 이어, 2002년 2Gb, 2003년 4Gb, 2004년 8Gb, 2005년 16Gb, 2006년 32Gb, 2007년에는 64Gb를 개발하며 용량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그와 동시에 미세공정 리더십도 강화해 나갔는데요. 2002년에는 90나노, 2003년 70나노, 2005년 50나노, 2006년 40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고, 2007년에는 당시 기술의 한계로 여겼던 30나노 미세공정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 플로팅 게이트 기술과 CTF, 3D V낸드 기술 비교
▲ 플로팅 게이트 기술과 CTF, 3D V낸드 기술 비교

한편, 2006년에는 당시 널리 쓰이던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혁신적인 기술인 CTF(Charge Trap Flash) 낸드 기술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40나노 32Gb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상용화하기도 했습니다.

※CTF(Charge Trap Flash) : 구멍(Trap)이 많은 나이트라이드(N)를 절연체로 사용해 구멍 속에 전하를 채워 0과 1을 구분하는 방식. 도체인 플로팅 게이트가 데이터를 저장하던 기존 방식을 부도체인 나이트라이드가 대신해 인접한 셀과의 혼선(Crosstalk)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하지만 미세화와 대용량화가 계속되며 이 CTF 낸드 기술도 기술 한계에 봉착하게 되는데요. 10나노급 공정을 도입한 128Gb 낸드 플래시가 개발된 이래,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이 점점 더 작아지고 이웃한 셀간 간격이 좁아지며 전자가 누설되는 간섭현상이 심화된 것입니다.

▲ 삼성전자가 2013년 세계최초로 양산한 3D V낸드 플래시 메모리
▲ 삼성전자가 2013년 세계최초로 양산한 3D V낸드 플래시 메모리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2013년 8월 3차원 수직 구조 낸드(3D Vertical NAND, 3D V-NAND) 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하며 반도체 미세화 기술의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세계 최초로 3차원 집적 기술을 상용화함으로써 기존 평면 반도체에서 3차원 입체 메모리 반도체 시대가 개막했음을 알린 것으로 당시 전세계가 놀랐던 뉴스였습니다.

삼성전자의 독자 기술 ‘3차원 원통형 CTF(3D Charge Trap Flash) 셀구조’와 ‘3차원 수직적층 공정기술’이 동시 적용된 V-낸드는 기존 평면 낸드에 비해 빠른 속도와 적은 소비 전력, 셀의 내구성 등 3박자를 높였고 컨트롤 게이트에 저장하는 전하를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평면에 미세하게 회로를 새기면서 수평으로 셀을 배열해 만든 평면 플래시와는 달리 단층으로 배열된 셀을 3차원 수직으로 적층하는 방식인데요. 셀 구조와 공정 혁신을 통해 메모리 집적도의 한계를 돌파한 삼성전자 낸드 플래시 메모리 기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테라 시대를 주도할 대용량 낸드플래시 양산 기술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점에 있어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뛰어난 기술로 세계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그 시작이 궁금한데요. 삼성전자의 플래시 메모리의 시작은 어땠을까요?

명실상부한 플래시 메모리 세계 시장 No.1이 되기까지

1984년 7월, 삼성전자는 플래시 메모리의 원조격인 16Kb EEP롬 개발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비싼 가격과 대용량 제품 개발의 한계로 좀 더 사업성이 있는 Mask롬에 주목하게 되죠. Mask롬은 OA기기의 문자 저장이나 전자사전, 당시 인기있던 ‘겜보이’나 ‘다마고치’에 적용되는 칩이었지만 일부 일본기업 외에는 생산하는 곳이 없어 공급이 늘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삼성전자는 노력 끝에 1989년 Mask롬 자체개발에 성공했고, 매출 4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했지만 이내 한계에 부딪치게 됩니다. 특정 시장에 국한되어 적용처가 넓지 않았던 겁니다. 이렇게 한 때 존폐의 위기까지 갔던 플래시 메모리 사업이 힘들었던 시기를 지나 이후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하나였습니다. 플래시 메모리 시대가 올 것이라고 믿었던 경영진과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한 기획팀 직원들 덕분이었죠.

도쿄의 음식점 ‘자쿠로’에 모인 삼성전자 경영진

긴 시간이 흐른 뒤, 무더웠던 2001년 8월의 어느 날 이었습니다. 도쿄의 음식점 ‘자쿠로’에 모인 삼성전자 경영진들은 당시 플래시 메모리 선두를 달리던 타사의 합작 개발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 독자개발을 선택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플래시 메모리가 미래 시장을 좌우할 것이라 전망하고 차근차근 준비해 왔던 삼성전자는 고심의 고심을 거듭한 끝에 연합 대신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고 결정합니다. 이른바 ‘자쿠로 회동’이라 불리는 이날의 모임에서 삼성전자는 새로운 수종사업으로 떠오르게 될 플래시 메모리 사업의 방향을 결정했고, 이 날의 회동은 ‘D램 신화’에 이은 ‘플래시 메모리 신화’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성공을 위한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당장 내다 팔 시장이 없었던 것이죠. 심지어 낸드 플래시 시장이 35%나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와 살아남기 위한 대응책이 시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삼성전자의 초기 USB(왼쪽)와 현재 UFD(USB Flash Drive) 메모리
▲삼성전자의 초기 USB(왼쪽)와 현재 UFD(USB Flash Drive) 메모리

삼성전자는 좌절하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며 시장조사를 다시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1억 개 이상의 PC 시장을 목표로 잡고 기존에 표준화된 시장에 약간의 변형을 주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자고 결정했죠. 바로 휴대용 플래시 메모리의 대중화였습니다. 이후 손가락 마디만한 USB 메모리가 인기를 끌었고, 2002년 삼성전자가 위기를 딛고 플래시메모리 시장 1위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2005년 낸드 플래시 시장의 공급 과잉이 예상되자 ‘시장이 없으면, 시장을 만들자’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 나갔습니다. 삼성전자는 고객사를 설득해 플래시 메모리의 우수함을 설득했고, 당시 테이프나 디스크 위주의 음악 플레이어 시장에 플래시 메모리가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린 삼성전자는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선두주자로 다시 한 번 자리매김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삼성전자는 하드디스크를 대체하는 SSD 시장을 창출하는 등 굳건하게 ‘Flash Memory No.1’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삼성반도체이야기에서는 시리즈를 통해 플래시 메모리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샅샅이 살펴보려고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우리의 생활에 또다른 가치를 부여한 ‘SSD’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참고] 삼성전자 플래시 메모리 주요 개발/양산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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