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색다른 전시를 보고 싶다면, 서울 한복판에서 16세기 조선을 그대로 만나볼 수 있는 장소를 추천합니다. 바로 2015년 공평 1·2·4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굴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인데요. 조선 한양에서 근대 경성에 이르는 역사 도시 서울의 골목길과 건물터가 온전하게 발굴된 그 곳으로 과거 여행을 떠나볼까요?
‘공평동 유적’은 사대문 안에서 과거 서울 도심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유적입니다. 유적의 원 위치가 전면 보존되는 경우는 드문데요. 한국을 넘어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판 폼페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작년 9월 개관한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센트로폴리스 건물 지하에 위치하고 서울역사박물관의 분관으로서 서울시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조선 초기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의 골목길 등 유구와 1,000여 점이 넘는 생활 유물이 발견되었는데요. 켜켜이 쌓인 문화층 가운데 유구의 상태가 온전히 남아있는 16~17세기 문화층의 유구를 전시관 내부로 이전하여 복원하였습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서는 16~17세기 건물터와 골목길이 투명한 유리 바닥 아래 자리 잡고 있어 직접 걸으면서 생생하게 과거를 체험할 수 있는데요. 실제 집을 10분의 1 크기로 축소한 전동 큰 집터와 집터 내에 실제 크기로 재현한 이문안길 작은 집을 비교해보며 당시 생활상도 간접 체험 해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골목길 ‘ㅁ’자 집에는 가상현실(VR) 영상 기기가 마련되어 있어 디지털로 복원한 가옥 내부까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시관에는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사용했던 골목길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시관 중심에 남북방향으로 ‘전동골목길’이, 전시관의 동쪽에는 ‘이문안길’이 펼쳐집니다. 조선 한성의 행정구역으로서의 모습뿐 아니라 근대 공평동으로 이어지는 변화상은 그 지역에서 활동했던 건축가 박길룡과 항일 여성운동 단체인 근우회의 영상으로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청동화로, 거울, 일제강점기 담배 가게 간판 등 다양한 생활 유물도 함께 전시돼있어 과거 이곳에 거주했던 사람들의 생활상까지 알 수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 색다른 전시 공간을 찾고 있다면 훗날 한국 문화재 보존의 첫걸음으로 기록될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주소: 종로구 우정국로 26 지하 1층
관람 정보: 평일 오전 9시~ 오후 6시 (1월 1일과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문의: 02-724-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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