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핵심 재료인 웨이퍼에 산화막(SiO₂)을 형성해 표면을 불순물로부터 보호하는 ‘산화공정’을 거친 다음에는 반도체 설계 회로를 그려 넣을 차례입니다. 손톱만큼 작고 얇은 반도체의 회로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요? 이번 시간에는 집적회로(IC, Integrated Circuit)가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작은 반도체 칩 안에는 수천 개에서 수백만 개 이상의 전자 부품들(다이오드, 트랜지스터, 캐패시터, 저항)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데요. 이런 반도체 집적회로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1947년, 미국 최대 전화 통신 회사 AT&T(American Telephone & Telegraph)의 중앙연구소인 벨 연구소 연구원들은 반도체 격자구조의 조각에 도체선(전기가 흐르는데 사용되는 선)을 접촉시키면 전기 신호가 증폭한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당시 이것은 증폭기(Amplifier)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나중에 트랜지스터(Transistor)로 알려지게 됐죠.
그 후 트랜지스터는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전자제품의 기능이 많아지면서 트랜지스터와 저항, 다이오드, 캐패시터 등 연결해 주어야 하는 부분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연결점들이 제품을 고장 내는 주원인이 됐는데요.
1958년 美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기술자 잭 킬비(Jack Kilby)에 의해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법이 개발됐습니다. 복잡한 전자 부품들을 정밀하게 만들어 작은 평면에 인쇄하듯 찍어내 차곡차곡 쌓는 것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집적회로(IC)입니다.
반도체 집적회로(IC)를 가득 채우고 있는 트랜지스터, 저항, 다이오드, 캐패시터 등의 부품들은 서로 연결돼 전기 신호를 연산하고 저장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각 부품의 역할을 살펴볼까요? 트랜지스터는 전원을 켜고 끄는 스위치 역할을, 캐패시터는 전하를 충전해 보관하는 창고 역할을, 저항은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며 다이오드는 신호를 고르게 전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도체 집적회로의 제조 방법은 회로 소자들을 모두 미세하고 복잡한 패턴(Pattern)으로 만들어 여러 층의 재료 속에 그려 넣는 방식입니다. 미세한 회로를 손으로 그려넣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사진을 찍는 방식을 활용하게 되는데요. 이 내용은 4탄 포토공정에서 소개됩니다.
이렇듯 집적회로(IC)가 개발되면서 반도체 산업은 더욱 발전하게 되는데요. 각 전자 부품들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에서 집적회로로 변화됨으로써 제품의 크기가 작아져 적은 소비전력으로 빠른 정보 처리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진을 찍는 방식으로 제작되기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신뢰도도 높아졌습니다.
특히 1960년에는 벨 연구소의 연구원이었던 한국인 공학자 고 강대원 박사와 마틴 아탈라가 ‘금속 산화막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MOS-FET, Metal Oxide Semiconductor Field Effect Transistor)’를 개발하면서 집적회로가 빛을 발하게 됩니다.
제조가 까다롭고 전력 소모가 컸던 양방향 접합형 트랜지스터 (Bipolar Junction Transistor)의 문제점을 MOS-FET 개발을 통해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트랜지스터에서 집적회로(IC), MOS-FET까지, 이쯤 되면 반도체 60년의 역사와 함께 앞으로 변화하게 될 미래의 모습 또한 기대 되지 않으신가요? 4탄에서는 이렇게 세밀한 설계 회로가 웨이퍼 위에 어떻게 그려지는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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