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S부문에는 최고의 기술력으로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 많은 과학자들이 있습니다. 전자공학, 물리학, 화학 등 ‘반도체’하면 떠오르는 많은 학문을 전공한 임직원들이 있지만, ‘이런 학문이 반도체에?’라고 의문을 갖게 되는 분야도 있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 DS부문 임직원 중 독특한 전공을 가진 과학자들을 만나보았는데요. 항공우주공학, 철강학, 환경공학을 전공한 임직원 3인을 만나 과학자 특유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해 물었습니다. 같은 현상을 보고도 남다른 생각을 이끌어내는 이들의 일상에는 어떤 특별한 것이 있을까요?
Q. 이색 전공 임직원 3인이 생각하는 ‘과학자’란 무엇인가요?
정종민 님: 문제해결능력이 업무능력의 9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책에는 정답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 상황에 맞는 해답을 찾아냅니다. 입사 초반 캠퍼스 폐수처리시설 건설 현장에서 일했고 수처리 효율분석 등의 실무를 담당했어요. 그렇게 현장 설비의 특성을 속속들이 파악했던 것이 지금까지도 일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만, 아이디어는 실제업무에 접목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합니다. 그럴 때 짜릿함과 보람도 느끼고요. 화성캠퍼스 폐수처리시설 건설에 제 아이디어가 일부 반영되었는데요. 새로운 폐수처리공법 개발부터 설계, 시공, 유지관리까지 전 공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잘 운행되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뿌듯합니다.
문지원 님: 제가 생각하는 과학자는 문제나 현상을 보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학위를 따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지만, 학위 자체가 ‘전문가’임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위를 받았을 때 누군가 제게 이런 조언을 해주었는데요. ‘너는 이제 드라이빙 라이선스를 딴 것 뿐이다’라고요.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달까요? 일하면서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동료나 선배들에게 서슴없이 질문합니다. 이미 회사에는 제가 고민하는 부분을 미리 경험하고 해결한 전문가들이 많거든요. 속 시원한 답을 들을 때마다 질문하길 잘했다 생각하죠. 저도 그런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이상욱 님: 사실 정답이라는 게 없어요. 각 분야 전문가들과 지혜를 모아야 하나의 반도체 설비를 완성할 수 있거든요. 제 지식만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면 오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료, 선후배 개개인을 살펴보면 모두가 뛰어난 인재들이기에 내 전문 분야뿐만 아니라 동료의 역량과 영역을 존중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가 배운 지식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일들이 더 많죠. 그럴 때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열심히 관련 자료를 찾고 공부하는 것과 도움을 줄만한 사람을 찾아는 것인데요. 문지원 님 말씀처럼 회사에는 열린 마음으로 도움을 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자주 동료들과 대화하고 소통하고 함께 해답을 모색하려는 태도가 필수적이죠.
Q. 학창시절 이공계로 진학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각각의 독특한 전공이 반도체관련 업무를 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던가요?
문지원 님: 학부 때 신소재공학을 전공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기 보다 졸업하고 갈 수 있는 길이 다양해 보였거든요. 사실 대학에 입학할 때는 졸업 후 진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더 하고 싶어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막연히 ‘공부한 것을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본래 호기심이 많고 도전적인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대학원에서 새롭게 대기환경을 공부하게 되었죠. 마침 제가 진학한 철강대학원에서 철강공정 효율화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신공정 개발 및 공정효율화 연구를 하게 됐습니다.
2016년 삼성전자 DS부문에 입사해 현재는 생산기술연구소 TP(Test&Package)기술팀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철강공정’과 ‘패키지공정’은 다르지만, 공정 효율화라는 측면은 비슷한 점이 많아서 제 연구 분야가 일로 연결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현재는 패키지공정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우리 회사가 반도체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보니 남보다 앞서 새로운 연구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은 너무나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욱 님: 저는 어렸을 때부터 비행기를 좋아해 파일럿을 꿈꿨어요. 안타깝게도 시력이 나빠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항공우주공학과에 진학했는데요. 대학원에서는 항공우주공학 분야 중에서도 열역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했고, 더 들어가 터보엔진에 비해 약 100배 정도 추력을 발생시키는 ‘스크램제트엔진’ 기술을 연구했습니다.
이후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현재는 생산기술연구소 메카트로닉스팀에서 반도체 공정의 설비 시뮬레이션을 담당하고 있어요. 요즘은 시뮬레이션 상용 툴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과정의 어려움보다 결과의 정확성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만든 시뮬레이션 결과지를 보고 기술팀에서 테스트를 한 후 ‘결과치가 맞다, 맞지 않다’ 피드백을 해주기 때문에 과정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정종민 님: 2013년 삼성전자에 입사했습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는데요. 환경공학 내에는 폐기물, 토양, 정수, 폐수처리 등의 다양한 학문 분야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저는 폐수처리공학을 공부했습니다. 현재 DS부문 Facility팀에서 폐수처리 기술개발 업무를 맡게 되어서 전공을 살릴 수 있었고요.
반도체 제조 공정을 거친 물을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기술과 폐수를 처리해서 재이용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니 환경공학을 선택하고 대학에 들어간 게 20년 전의 일이더라고요. 그 당시 뉴스에서 ‘환경 분야가 전망이 있다’라는 보도를 보고 전공을 결정했는데, 실제로 환경 분야에서 일을 해보니 그 선택이 옳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멀리 내다봐도 환경은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이기에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무궁무진합니다.
Q. 과학자로서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성과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상욱 님: 저는 영국의 과학철학자 칼 포퍼(Karl Popper)를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과학적 방법론으로 가설에 대한 반증을 주장한 점이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시뮬레이션을 담당하는 제가 하루하루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가설검증’이기 때문이죠.
연구자라면 무언가를 설명하기 위해 먼저 가설을 세우고 그것이 맞는지 틀리는지 항상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칼 포퍼의 자세로 지금 제가 맡은 시뮬레이션 기술 분야의 독보적인 연구자가 되고 싶어요.
정종민 님: 제 아들은 저를 ‘물박사’로 알고 있어요. 언젠가 집 어항에 녹조가 끼어서 ‘확실하게 처리하겠다며’며 재료를 사서 설치했는데, 출장간 사이 녹조가 더 끼었다고 컴플레인이 들어오긴 했지만요.(웃음) 저는 물박사로서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사용한 물을 다시금 공정에서 재사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회사와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문지원 님: 저는 동료, 선후배 연구원들과 함께 새로운 패키지 설비 개발을 성공적으로 해나가고 싶어요. 신소재공학과 철강 공정 효율화 연구를 한 경험 덕분인지 시야의 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인데요. 이제 입사 2년 차이기에 명확한 로드 맵을 작성할 수 있을 정도로 사안을 폭넓게 바라보는 능력을 더 키우고 싶습니다.
제가 연구자로 걸어올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준 두 분의 교수님께서 늘 ‘공부해서 남 주자’,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자’라고 말씀하셨어요. 이 말들이 슬럼프에 빠질 때 위로가 되고 힘을 주었는데요. 그래서 저도 항상 이 말들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더 큰 시야를 가진 독보적이고 전문적인 연구자로 거듭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삼성전자 DS부문에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남다른 생각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들이 많습니다. 여러가지 전공과 분야를 경험한 다재능 소유자들이 세계 최고의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인재들을 삼성전자 DS부문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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