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정자동의 오래된 상가 안, 복도 한쪽의 작은 공간에서 고소한 냄새가 풍겨 나옵니다. 동네 꼬마도 옆 가게 아주머니도 멈춰 서서 훈훈한 미소를 머금는 이곳은, Anylove 봉사팀과 함께 하는 사랑의 베이커리입니다.
“카스테라는 오븐에 넣으시고, 이제 쿠키를 굽겠습니다. 일정한 크기로 반죽을 잘라서 팬에 놓으시면 돼요.” 만나교회 목사의 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이들은 Anylove 봉사팀의 일원들입니다. 오늘 만들어야 할 쿠키와 빵은 총 200여 개 남짓. 한정된 시간 안에 더 많은 정성을 들일 수 있도록, 오늘 모인 여덟 명의 손길이 더욱 바빠집니다.
“이렇게 자원봉사자들이 오시지 않으면 한 달에 1,200여 개의 빵을 구워 낼 수가 없지요. 2009년 경부터 삼성 임직원들과 함께 했는데 늘 큰 도움이 됩니다.”
월요일과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만들어지는 이 따끈따끈한 빵과 쿠키들은 독거 노인이나 고아원, 호스피스 병동, 수원지역 아동센터, 무료공부방 등에 보내져 이웃들의 허기를 달랩니다. 한편 일반인들에게도 빵을 판매하는데, 여기서 남는 수익금 역시 불우이웃에게 보내지고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 들어서니 한 켠에 설치된 제빵용 오븐과 공간을 꽉 메울 정도의 조리대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를 분주하게 누비며 반죽을 짜 넣고 쿠키를 자르기에 여념이 없는 Anylove 봉사팀이 있습니다. 남다른 마음이 들어가서인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만점인 사랑의 빵. 도울 이들을 직접 대면해 불편을 덜어주는 봉사활동은 아니지만, 봉사팀원들은 자신이 구운 빵을 누군가가 기쁘게 맛본다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며 미소를 잃지 않습니다.
“봉사도 봉사지만 새로운 취미를 만든 것 같아서 참 뿌듯합니다. 반죽도 재미있고, 빵을 굽는 과정을 지켜보니 어린아이처럼 신기해요. 또 제가 정성스레 만든 간식을 누군가 구입해서 먹기도 하고 어려운 분들도 도울 수 있다니 새삼스레 마음이 벅차오릅니다.”
한종현 책임의 말처럼 빵 봉사는 마음을 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도 흥미를 붙일 수 있어 더욱 특별합니다. 늘 누군가에게 드린다는 생각으로 만들기 때문에 하나를 만들어도 예쁜 모양이 나올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은 기본이고, 어르신들이나 어린 꼬마들이 먹는다는 점을 고려해 설탕은 적게, 건강에 좋은 견과류는 많이 넣어 만든다고 합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직접 배달도 하고 싶다며 예쁜 마음을 내비치는 팀원들. 오늘 이들이 만든 빵과쿠키들은 포천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기쁘게 맛볼 예정 입니다. 따스한 온정으로 굽는 이들의 간식이 앞으로도 이웃들의 고단한 생활에 쉼표가 되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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