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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전구 디자이너 인터뷰, 조선백자를 닮은 LED전구의 일본 진출기

얼마 전, 삼성전자 LED사업부에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일본 최고 권위의 디자인 어워드인 ‘굿 디자인 어워드 2012(Good Design Award)’에서 삼성전자 LED전구가 수상하는 영광을 안은 것인데요,

수상한 삼성전자 6.5W LED전구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용성과 혁신성 등을 함께 인정받았습니다. 조선시대 도자기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LED전구의 디자인 이야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지금부터 LED전구 디자인의 주역, 김주생 수석을 만나 그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LED전구 디자인의 주역, 김주생 수석

Q. 수상 축하드려요. 굿 디자인 어워드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겠어요? 어떻게 출품하게 되었나요?

A. 굿 디자인 어워드는(Good Design Award)는 일본산업디자인진흥회(JIDPO, Japan Industrial Design Promotion Organization )가 주최하는 일본 유일의 디자인 평가 시상 행사로서, 매 년 우수한 디자인과 품질을 자랑하는 제품들을 선정하고 시상하는 자리입니다. 독일의 레드닷(Red Dot) 과 iF(International Forum Design), 미국의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와 함께 세계 4대 디자인 공모전으로 꼽히는 어워드입니다. 1957년에 만들어져 5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해마다 국내외 1,000개 이상의 기업이 3,000개 이상의 제품과 디자인 작품을 응모합니다. 심사위원이 60명이 넘을 정도로 세계적인 어워드이죠.

굿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에는 G-Mark가 부여됩니다. G-Mark는 일본시장에서 디자인, 사용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은 제품으로 인식되는데요, 이 때문에 이번 어워드에 6.5W LED전구를 출품하게 되었습니다. 즉, 굿 디자인 어워드 수상은 LED전구 시장이 활성화되어있는 일본에서 삼성전자 LED전구의 디자인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성공적인 시장 진출의 초석을 마련한 계기이기도 합니다.

Q. 수상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요, 수상작을 좀 소개해주세요.

A. 삼성전자 6.5W LED전구는 조선시대 백자를 닮은 독특한 디자인과 가로 방열판 소재에 PBT 수지를 사용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삼성전자 6.5W LED전구

(초기 LED전구를 가리키며) 이전 LED전구는 대체로 이런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LED는 빛을 발하는 반도체이죠. 백열전구보다는 덜하지만, LED전구도 열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LED 칩이 열에 약하다는 것이 약점이에요. 그래서 과거에는 열이 잘 방출되는, 즉 방열성이 좋은 알루미늄 소재를 주로 활용했습니다. 세로형으로 홈이 파여 있는 이유도 모두 열을 잘 방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런 LED의 특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굳어진 디자인이었지만, 미학적으로 예쁘지가 않고, 소재가 무겁고, 또 제작 단가도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에 비해 이번 수상작은 곡선이 아주 우아하죠? 소재의 대변혁이 이루어 낸 혁신입니다. 6.5W LED전구의 방열판(빛을 발하는 유리 외의 부분)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PBT 수지로 만들어졌습니다.

PBT 수지(Polybutylene Terephthalate)란, 흔히 말하는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열가소성 수지 중에서 가장 열에 강한 소재입니다. 절연성, 내마모성이 강하고 자유로운 성형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지요. 다른 플라스틱 소재들은 낮은 제작단가와 성형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냉각효과가 좋지 않아서 LED전구에는 맞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내열성과 방열성, 두 가지를 모두 갖춘 PBT 수지가 저희 눈 앞에 나타난 것이죠. 또한, 재활용이 쉽기 때문에 환경도 함께 고려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요소들이 고려되어 아름다운 백자를 닮은 LED전구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역사박물관 조선백자
@서울역사박물관

Q. 그럼 굿 디자인 어워드의 수상 이유는 이 특징들 중 디자인적 요소 때문이었나요?

A. LED전구를 조선 백자와 같은 곡선의 디자인으로 실현해 낸 것이 큰 점수를 받은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굿 디자인 어워드가 디자인만으로 평가하는 어워드는 아닙니다. 6.5W LED전구는 기존 LED전구에서는 실현이 어려웠던 PBT 수지를 적용했다는 점, 그 결과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전구의 형상을 만들어 냈다는 점 등 전구가 가진 심미적 우수성과 안전성, 친환경 소재 사용 등의 요소가 총체적으로 고려된 결과입니다.

Q. 이렇게 얘기를 듣고 나니, 디자이너의 역할이 무궁무진해 보이네요. 

A. 그렇죠? 저희 LED 디자인 조직은 2009년 10월에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소비가전 파트에서 20여 년 근무하다가 LED 디자인 조직이 만들어지면서 합류했는데요, 많은 분이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좀 생소했나봐요. 디자이너를 예술만 하는 사람으로 많이 생각하더라고요.

디자이너의 역할

하지만 요즘 디자인은 더 이상 모양만 보는 디자인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즉, 디자이너가 더 이상 시안만 그리지 않아요. 심미적인 부분은 물론 설계, 생산, 설치 과정에서의 효율성과 마케팅 측면도 고려합니다. 디자인이 제품 성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테스트도 직접 진행하고요. 이처럼 디자이너가 디자인 과정에서 고려하고 고민해야 할 부분은 많습니다.

Q. 디자인 팀의 역할이 크네요. 그럼 디자인 기간도 꽤 길었겠네요?

A. 기존 LED전구의 세로형 방열판에서 가로형 방열판으로 디자인을 바꾸자는 개념은 2009년 10월, LED 디자인 조직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있었습니다. LED전구를 빙 둘러 있는 세로형 핀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없애야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저희 디자인 팀의 공통 의견이었습니다.

가로 방열 디자인

그렇게2009년 12월, 가로 방열 디자인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경영진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로 그 당시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게 모두의 생각이었습니다. 알루미늄으로 가로 방열판을 만들기에는 단가와 성형 상의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죠.

그래도, 가로 방열 디자인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현실화를 위해 전 팀원이 매달렸습니다. 알루미늄 소재로도 가로 방열 디자인을 만들었었지만, 역시 단가와 무거운 무게가 아쉬웠습니다. 때마침 알루미늄의 방열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PBT 수지를 만나 2012년 10월 완성품을 시중에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 컨셉이 잡힌 후, 약 2년 만의 결실이었습니다.

Q. 오랜 시간 LED 디자인에 매진해 애착도 남다를 것 같은데요, 김 수석에게 LED란 어떤 의미인가요?

A. 저에게 있어 LED전구는 산소와 같은 존재입니다. 빛도 산소처럼 어디나 존재하고, 어디서나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LED가 산소보다 매력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사람이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빛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디밍(Dimming) 기능부터 색상까지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광원이 바로 LED입니다. LED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개발자는 물론 디자이너에게도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LED의 등장으로 전구는 더 이상 켜고 끄는 불빛이 아니라, 생활 깊숙이 들어와 산소처럼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더 많은 기능과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주생 수석과의 인터뷰 기념샷

김주생 수석과의 인터뷰 내내 디자이너로서 LED에 갖는 무한 열정과 믿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심미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기능적, 마케팅적 설계와 소재까지 고려해야하는 디자이너의 고뇌도 함께 느껴졌는데요,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과 열정으로 빛나는 이야기를 만들어 갈 삼성전자 LED사업부의 무궁무지한 발전을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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