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문학의 결정판으로 꼽히는 천일야화(아라비안 나이트)의 ‘알라딘과 마법 램프’ 이야기는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알라딘’으로 각색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램프를 닦으면 나타나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요정 지니를 보면,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 주는 신비로운 ‘마법의 상자’를 갖고 싶은 상상에 빠지게 됩니다.
원하는 것을 만들어 주는 알라딘의 요술램프 이야기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인쇄된 종이에 활자를 출력하는 시대를 넘어, 이제는 생활 속에서 원하는 물건을 직접 출력하는 시대로 기술이 진화하고 있는데요. 인류의 오랜 상상을 현실로 이뤄 줄 마법의 상자, ‘3D 프린터’의 세계를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3D 프린터’란 설계 데이터에 따라 액체 혹은 파우더 형태의 재료를 적층하거나 커다란 덩어리를 날로 깎아 입체적인 물건을 만들어 내는 기기입니다.
이러한 3D 프린팅 기술이 최근 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뜻밖에도 최초의 3D 프린터는 1980년대 초반에 등장했습니다. 미국의 3D 시스템즈 공동창업자인 찰스 헐(Charles Hull)은 플라스틱 액체를 굳혀 물건을 만드는 방식의 프린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처음 3D 프린터를 개발한 목적은 지금의 쓰임새와 조금 차이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본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기 전, ‘더 빠르고 저렴하게’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3D 프린터를 고안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후 1987년 3D 프린터의 첫 상용 제품이 출시된 후, 속속 새로운 방식의 3D 프린팅 기술과 경쟁 기업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3D 프린터는 어떤 원리로 물건을 인쇄할 수 있는 걸까요?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학창시절 수학시간에 우리의 머리를 아프게 했던 ‘미분’과 ‘적분’에서 출발합니다. 먼저 3D 프린터는 인쇄할 물건을 미분하듯이 아주 얇은 두께로 잘게 나눠 분석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나눠진 얇은 층(레이어)을 적분하듯이 다시 한 층씩 쌓아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완성합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작된 3D 설계도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나일론, 석고 등의 재료를 여러 겹으로 적층해 빠르게 굳히면 마치 프린터처럼 물건이 인쇄되는 것 입니다.
한편 이와 달리 커다란 합성수지를 둥근 날로 깎아 내 3차원 물체를 인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러한 3차원 조각기는 보다 표면을 매끄럽게 인쇄할 수 있지만 다양한 색으로 인쇄할 수 없고, 날로 재료를 깎아 내는 방식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구현할 수 있는 모양에 제약이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원하는 물건을 바로 만들어 주는 마법 상자같은 3D 프린터의 매력을 이제는 일상 속에서 보다 친근하게 만나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 ABS 수지를 사용해 허공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3D 프린터 펜이 국내 출시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미국에서는 초음파로 촬영한 태아 사진을 3D 프린터로 출력해 모형으로 만들어 주는 업체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3D 프린터로 비행기를 만드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올해 영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3D 프린터로 제작한 무인 항공기(드론)를 만들어 첫 번째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무게 2kg, 1.5m의 크기에 불과한 이 드론은 9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드론 제작에 들어간 재료 비용입니다. 연구팀이 밝힌 재료의 가격은 9달러 수준으로, 1회용 드론의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물건뿐 아니라, 3D 프린터로 음식을 출력해서 먹는 시대가 곧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 NASA)에서는 우주인을 위해 만든 3D 프린터 피자를 공개했습니다. 이 3D 푸드 프린터는 재료를 분말로 만들어 넣고 물과 기름을 섞어 프린트 하는데요. 재료를 굽는 것이 아니라 고체화 시키는 방식으로, 12분 만에 피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3D 프린터가 음식까지 출력할 수 있다니, 놀랍지 않나요?
의학계에서도 3D 프린터를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공 치아나 인공 관절을 이식할 때 보형물을 3D 프린터로 인쇄하거나 인공 뼈, 인공 장기 등을 만들어 내는 기술 등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3D 프린터는 기존의 생산 방식을 탈피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만, 쓰임에 따라서 많은 사회적 혼란을 함께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대와 동시에 우려를 함께 낳고 있기도 하는데요, 제3의 산업혁명으로 불릴 만큼 인류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3D 프린터 기술! 필요한 물건을 사서 쓰는 것이 아니라 인쇄해서 쓸 수 있는 알라딘의 요술램프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앞으로의 귀추가 더욱 주목됩니다.
기간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