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S부문에는 항공정비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임직원이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과연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 건지, 또 항공정비 자격증과 시스템LSI 사업부의 업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삼성 나노시티 기흥캠퍼스로 찾아가봤는데요. 항공정비 자격증을 가진 남자, 노정훈 사원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하시죠.
노정훈 사원이 항공정비 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지난 1999년.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생에게는 인생을 건 투자이며 도전이었습니다. 자격증을 따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어린시절부터 파일럿이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어요. 그래서 인문계 고등학교 졸업 후 ‘파일럿이 될 수 없다면 항공정비사가 되어보자’ 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모두가 수능공부를 하고 있을 때 저는 자격증 공부에 매진해야 했는데요. 같은 반 친구들이 영어단어를 외울 때 저는 항공정비에 관한 다양한 용어와 장비들의 이름을 외웠습니다.
어렵게 자격증을 취득하고 공군 부사관에 지원을 했는데요. 필기와 실기시험은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지만 안타깝게 신체검사에서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제 인생 첫 번째 실패였어요.”
노정훈 사원은 공군 입대가 좌절된 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그 이후 삼성전자에 입사하기 전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공군에 떨어지고 방황도 많이 했죠(웃음). 하지만 곧 육군에 자원입대를 했습니다.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보니 헬기 정비분과로 배치가 되어서 회전익 항공기인 헬기를 열심히 정비하며 군생활을 했습니다. 군 제대 후, 다시 수능공부를 시작해서 전문대 금속재료공학과에 입학하게 되었고 졸업 후 삼성전자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비록 공군 항공정비사의 꿈은 이루지 못 했지만 반도체 전문가로서의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노정훈 사원. 항공정비 자격증과 반도체 전문가,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노정훈 사원은 공통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항공 정비와 반도체, 어떻게 보면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죠. 하지만 현재 상용화 된 대부분의 기술이 비행기에 적용되었던 기술입니다. 항공정비를 배운 덕분에 재료의 특성과 유체역학적인 부분, 또 정비를 위해 사용되는 수많은 공구들의 이름과 특징, 사용법에 대해 익숙했어요. 그래서 자동차나 각종 기계, 장비를 배우는데 습득이 빠르고 동작원리나 내부 구조에 대한 이해가 빨라진 것 같습니다. 사실 입사 후에 맡은 수많은 업무들 중에 어려운 회로 이론이나 복잡한 프로그램보다는 장비를 다루는 게 더 쉬웠고 역으로 장비에 대입해서 프로그램을 생각 하다 보니 훨씬 빨리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여러 가지 공구나 장비를 다뤄 본 경험이 많기 때문에 주변 임직원들에게 업무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도움을 줄 수 있게 된 부분에서 제가 가진 자격증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수많은 항공정비 장비 뿐만 아니라 비행기의 엔진까지 마스터 한 노정훈 사원에게 자동차나 컴퓨터의 수리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은 크고 작은 기계적인 어려움이 생기면 노정훈 사원을 찾는다고 하는데요.
“항공기관정비 자격증을 따면서 말 그대로 기관, 즉 엔진에 대해 다루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군에서 헬기를 다루면서 이론과 실무를 완벽하게 익혔죠. 그래서 자동차 정비를 따로 배우지 않았어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아 지금은 소리만 들어도 어디가 약한지, 어디를 손봐야 할 지 알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주변에 많은 분들이 저에게 진단과 간단한 정비를 부탁하기도 하는데요. 회사 동료들과 봉사활동을 종종 나가는데요. 거기서도 늘 저는 기술팀 담당입니다. 저의 도움으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줄 수 있어 뿌듯합니다.”
어떻게 보면 남들보다 조금 멀리 돌아온 길입니다. 아쉬움이 남았을 수도 있고 후회한 적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했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남다른 갈증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공부가 거의 7년 가까이 이어져서 지난해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해 왔던 공부와 전혀 다른 분야인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는데요.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공부에 대한 열망으로 시작했지만 경영학에 대해 공부할수록 알아 가는 재미가 상당했습니다. 관련 서적도 많이 읽게 되고 세상에 대해 깨우쳐 가는 느낌이었어요. 앞으로도 도전은 계속 멈추지 않을 예정이에요.”
파일럿을 꿈꿔왔던 유년시절, 항공정비사가 되기 위해 밤을 지샜던 청소년 시절, 새로운 분야로의 취업과 독학으로 취득한 석사학위까지. 앞으로 이루고 싶은 또 다른 목표는 무엇인가요?
“계속해서 인생의 목표를 수정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는 제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실제 체험하는 경험에 대해 더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그래서 등산 동호회에 들어 산행을 시작했고, 다양한 곳으로 여행도 다니고 있고요. 특히 올해에는 스킨스쿠버 자격도 취득했습니다. 앞으로도 뭔가 제 자신에게 자극이 되고 풍부한 경험이 되는 여러 가지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계속 도전하고자 합니다.”
인생의 첫 도전은 비록 좌절됐지만 굴하지 않고 제2, 제3의 도전으로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는 노정훈 사원. 실패한 경험도 모두 인생에 자양분이 되어 새로운 도전의 싹을 틔우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앞으로의 목표 역시 모두 이룰 수 있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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