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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칼럼] 11탄. 1,3-부타디엔

[홍기훈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칼럼] 11탄. 1,3-부타디엔

삼성전자 건강연구소 홍기훈 직업환경의학 전문의가 알려 드리는 생활 속 올바른 환경안전 상식. 그 열한 번째 시간으로 인류의 편안한 이동에 기여하는 1,3-부타디엔(1,3-BUTADIENE)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인류의 오래된 발명품, 바퀴

오늘날 ‘자동차 문명’을 가능하게 한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는 바로 ‘바퀴’입니다. 인류가 언제부터 바퀴를 이용하기 시작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기원전 3,500년 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에서 바퀴를 활용한 전차가 발견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초기의 바퀴는 통나무를 잘라 만든 간단한 원판 형태였지만, 이후 바퀴살의 발명과 재료가 철로 바뀌는 것으로 바퀴의 형태는 계속 진화해 왔습니다. 그 결과, 바퀴는 가축의 도움 없이도 먼 곳을 빠르게 갈 수 있게 해주는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타이어

현대에 이르러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퀴는 어떤 모습인가요? 철재 프레임으로 견고함을 더하고, 바퀴의 다양한 기능과 보호를 위해 타이어로 둘러싸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타이어 역시 쉽게 발명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공기가 들어있는 타이어를 개발한 것은 1846년 로버트 윌리암 톰슨(Robert William Thomson, 1822-1873)이 프랑스에서 관련 특허를 낸 것이 처음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1887년에는 스코틀랜드계 존 보이드 던롭(John Boyd Dunlop,1840-1921)이 그의 아들 자전거에 공기압 타이어를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발명과 특허를 시작으로 타이어는 어느새 바퀴에 꼭 필요한 제품이 됐습니다.

■ 합성 고무의 등장

타이어의 주된 재료가 합성 고무라는 사실은 많이 알고 계실 겁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합성 고무는 언제부터 바퀴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사용되기 시작했을까요?

일찍부터 중앙 아메리카와 남부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나무에 상처를 입히면 액을 내는 나무로 고무 나무(카오추크: 눈물을 흘리는 나무)를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초기 유럽인들은 이런 나무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1492년이 되어서야 콜럼버스에 의해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되면서 고무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시간이 흘러 1839년 찰스 굿이어(Charles Goodyear, 1800-1860)가 고무에 유황을 첨가하면(vulcanization), 저항성과 탄성이 향상되는 것을 발견하면서 고무의 사용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1800년대 중후 반부터 천연 고무가 이소프렌의 중합체라는 것을 알고, 이러한 형태의 물질을 만들려는 시도가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1910년에 이르러서야 러시아 화학자 세르게이 레베데프(Sergei Vasiljevich Lebedev, 1874-1934)가 부타디엔 중합체의 합성 고무를 만들면서 타이어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고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1931년 듀퐁(DuPont)사는 열과 화학물질에 저항성이 높은 합성 고무를 발명하면서, 자동차 타이어의 성능을 높이고 대량화 및 공업화를 이뤄 냈습니다.

합성고무 제작 재료

오늘날 운송 수단에 사용되는 타이어의 약 50%는 합성 고무로 만들어지고 이 중 1,3-부타디엔의 합성으로 생산되는 것이 가장 많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1,3-부타디엔 합성 고무의 75% 이상이 타이어 생산에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 세계에 약 450여 개의 타이어 회사가 있고, 한 해에 약 10억 개 이상의 타이어가 생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1,3-부타디엔이 사용되는 양은 실로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 1,3-부타디엔의 유해성과 노출

하지만, 전에 없는 1,3-부타디엔 사용은 인류에게 큰 고통을 안겨 주었습니다. 1,3-부타디엔은 석유의 정제를 통해 탄화수소, 부탄 및 에탄올 등으로부터 생산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석유로부터 1,3-부타디엔을 얻는 공정이나 합성 고무를 생산하는 공정의 근로자에게 초기에 노출이 되기도 했습니다. 2012년 국제암연구소에서는 1,3-부타디엔을 백혈병의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 반세기 동안 각국에서는 1,3-부타디엔의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습니다. 오늘날에는 1,3-부타디엔 관련 공정 근로자들의 작업 환경의 1,3-부타디엔 농도를 2 ppm (=4.42 mg/m3 )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편 일반 생활 환경에서도 1,3-부타디엔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지난 연구들에서는 도시의 부타디엔의 농도는 평균 0.1 ug/m3 (최대 1.7 ug/m3 )로 조사된 바 있고, 시골의 경우는 0.39 ~ 0.02 ug/m3 , 공장 근처는 0.85 ~ 0.35 ug/m3, 교통 정체 지역은 3.3 ~ 0.57 ug/m3 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 1,3-부타디엔의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

1,3-부타디엔의 노출을 줄이기 위한 국내의 노력은 어떨까요? 우리나라는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해 1,3-부타디엔 노출 공정 근로자들의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앞서 1,3-부타디엔의 유해성을 말씀 드린 만큼 이에 노출되지 않도록 모두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일반 환경 중에서도 특히 흡연자 주변이나 화재 주변, 자동차 배기가스 주변에서 1,3-부타디엔의 농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1,3-부타디엔의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연을 해야 하고, 실내에서 목재를 태우는 것을 최소화 해야 합니다.

또한, 교통 정체 구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일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생활 속 습관을 통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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