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디지털을 접한 아이들은 TV를 볼 때에도 손가락으로 스크린을 넘기려 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컴퓨터라는 인식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TV를 보면서도 자연스럽게 컴퓨팅 기기를 다루듯 행동하는 것인데요. 이처럼 사용자들이 컴퓨터를 대하는 행동방식에 변화가 오기 시작하면서 주목 받고 있는 용어 ‘앰비언트 컴퓨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많이 사용되던 ‘유비쿼터스(Ubiquitous)’라는 용어를 기억하시나요?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비롯된 이 용어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뜻하는데요. 스마트폰이 일반화된 2019년 현재, 우리는 현실이 된 유비쿼터스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앰비언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은 유비쿼터스에서 더 나아가 사용자가 기기를 인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디지털 행위를 하는 컴퓨팅 환경을 뜻하는데요. 유비쿼터스는 주변에 설치된 기기들이 핵심이 되는 개념이라면, 앰비언트 컴퓨팅은 특정 기기가 아닌 사용자의 행동 방식이 중심이 됩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스마트홈, 자율주행 차량 등의 기술들은 모두 앰비언트 컴퓨팅을 향해 발전하고 있는 것이죠.
앰비언트 컴퓨팅은 월스트리트저널의 테크 칼럼니스트인 월트 모스버그(Walt Mossberg)가 2017년작성한 한 칼럼에서 중요한 IT 패러다임으로 강조하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는데요. 모스버그는 미래에는 컴퓨터가 우리의 눈에서 사라질 것이고, 공기처럼 존재하되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앰비언트 컴퓨팅 환경에서는 스마트폰도 인간의 조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부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앰비언트 컴퓨팅이 적용되려면 연결성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가 갖춰져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를 들 수 있는데요. 빅스비가 탑재된 갤럭시 스마트폰, 스마트TV, 냉장고 등을 제어할 때 사용자는 음성으로 빅스비를 소환해 원하는 명령어를 말하기만 하면 됩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하나의 기기를 원격 조작하는 것에서 나아가, 각 기기가 네트워크로 서로 연결되고 공간 전체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하나의 컴퓨터로 발전하게 될 텐데요. 이 때 사용자는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는 인식 없이 일상 속에 녹아든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컴퓨터를 실행하기 위해 여전히 인공지능이 탑재된 ‘기기’가 존재해야 하고, 사용자는 기기를 조작하기 위한 특정 명령어를 기억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기술들의 종착점이 될 앰비언트 컴퓨팅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용자가 기기와 상호작용을 느끼지 않아도 컴퓨터가 실행되는 환경입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금부터 20년 후에는 앰비언트 컴퓨팅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하는데요. 아침에 눈을 뜨면 침대가 몸의 변화를 인식해 조명을 밝혀주고, 주방에 들어서면 커피머신에서 저절로 커피가 내려지고, 요리를 하는 동시에 음성으로 세탁기를 동작시키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컴퓨터가 우리 주변에 공기처럼 존재하게 되는 것이죠.
미래 기술로 주목 받던 유비쿼터스 환경이 이미 익숙한 일상이 되었듯, 앰비언트 컴퓨팅이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날도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인간의 삶에 녹아 든 첨단 기술이 만들어갈 미래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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