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임직원들의 소중한 인연을 사진과 함께 돌아보는 시간! 이번 ‘추억은 사랑을 담고’ 주인공은 메모리PCS그룹 옥도훈 님과 김한복 님입니다. 지금은 어엿한 베테랑 직원이 된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특별한 사연이 숨어있을까요?
도훈: 안녕하세요. 추사담 다섯 번째 이야기 주인공 메모리PCS그룹 옥도훈입니다. 저는 현재 평택캠퍼스에서 라인 셋업(set-up)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 옆에 있는 한복 선배가 저에게 각 라인을 소개해주셨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입사 10년 차가 되었네요.
한복: 안녕하세요. 도훈이랑 같은 부서에 근무하며 평택캠퍼스 라인 셋업을 맡고 있는 김한복입니다. 저는 2003년 입사 당시 반도체 공정 후처리 설비 스크러버(Scrubber) 업무를 담당하다가, 10년 전부터 셋업 업무로 영역을 넓혀, 지금은 각종 설비 반입 및 설치 과정을 관리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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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처음 알게 된 17라인 셋업 현장
도훈: 라인 셋업이란 각 공정에 알맞은 설비들을 셋업하는 업무를 의미해요. 각 공정 기술팀, FT(Facility), 전기, 라인 기획 등 많은 부서들과 협업해 계획된 일정에 맞춰 생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한복: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쉽게 말하자면, 셋업 업무는 신도시를 구축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어요. 어떤 지역에 도시를 기획할 때, 각종 시설과 건물이 들어설 영역을 정하고, 공사를 진행한 뒤, 완공이 되면 사람들이 들어오잖아요? 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설비를 들여오는 것부터 배치, 정상 작동 여부까지. 특정 부지를 ‘진짜’ 반도체 라인으로 구축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도훈: 역시 연차를 무시할 수 없는 완벽한 설명이네요! 선배가 라인 셋업을 도시 구축에 비유했는데요. 한복 선배의 말처럼 거시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그 안의 미시적인 영역들도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복: 맞아요. 라인 내 모든 영역을 꿰뚫고 있어야 하죠. 도훈이와 함께 처음 맡게 된 곳이 17라인인데요. 처음부터 쉽지 않은 곳에 투입되어 힘들었을 거예요. 사실, 17라인은 저에게도 첫 셋업 라인이었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전까지 스크러버를 담당했거든요. 어찌 보면 꽤나 큰 도전이었죠. 이때 도훈이를 처음 만났고요.
도훈: 문득 선배가 본 제 첫인상이 어땠는지 궁금한데요? (웃음)
한복: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어요. 입사 초에 도훈이가 굉장히 말랐었거든요. 라인 방방곡곡을 누벼야 하는데 체력은 괜찮은 지, 힘들어서 쓰러지는 것은 아닌지,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죠.
도훈: 힘들긴 했는데, 선배 걸음이 굉장히 빠른 것도 한 몫 했죠. 17라인을 담당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선배와 라인 점검을 함께 들어간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선배 걸음이 너무 빨라 한참 뒤처지다가 선배도 놓치고 길도 잃었죠.
한복: 기억나요. 저는 열심히 가고 있었는데, 뒤를 돌아보니 도훈이가 없는 거예요. 하하. 이러니 제가 걱정을 안 할 수가 있겠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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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에게 배운 타 부서와의 ‘진정한 소통법’
도훈: 선배는 저에게 항상 모범이 되는 ‘롤모델’이었어요. 특히 친화력이 좋아 타 부서 사람들과도 두루두루 잘 지내셨어요. 선배님 옆에 있다 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크고 작은 관계들이 생겼고, 그때 형성된 인간관계는 지금 업무를 할 때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이죠.
한복: 사실, 저도 라인 셋업이 처음이었거든요. 업무 숙지도 필요한데, 여러 부서와 협업도 해야 하고, 돌발 상황도 많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어요. 다행히 여러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라인 셋업에 대한 이해도가 점점 높아졌죠.
도훈: 라인에는 각종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분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것이 저희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해요. 쉽지만은 않았던 일이었는데, 선배는 거의 모든 담당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정확한 니즈를 파악하려고 노력하시더라고요. 단순히 업무적으로 딱딱한 관계를 넘어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든든하고 멋있었습니다.
한복: 너무 띄워주니까 쑥스럽네요. 도훈이도 옆에서 잘 따라와줘서 저희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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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선후배를 넘어 친한 ‘형, 동생’이 된 우리
도훈: 제가 장남이라 형이 없거든요. 이런 저에게 형이라고 부르라며 먼저 손을 내밀어 준 게 한복 선배였어요. 내성적인 저를 변화시켜준 진짜 형이죠.
한복: 저는 ‘선배’라는 표현보다 ‘형’이라는 말이 더 정겹더라고요. 후배들에게도 따뜻한 사람으로 다가가고 싶어서, 후배들만 괜찮다면 먼저 형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말하는 편이에요.
도훈: 그런데 정말 ‘형’이라고 부르게 된 이후로 부쩍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어요. 아 맞다. 그리고, 예전에 선배랑 평택캠퍼스에서 라인 셋업을 함께 담당할 때였는데요. 당시 선배가 어디선가 버려진 공을 주워 와서 공터에서 같이 공을 찬 적이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별것 아닌 데, 뭐가 그렇게 즐거웠는지 황무지 같은 현장에서 동료들이랑 공을 차면서 웃고 그랬던 게 문득 생각나네요.
한복: 기억난다 그때! 평택은 정말 아무 것도 없을 때였는데!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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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진국! 배울 점이 많았던 후배
한복: 도훈이가 저한테 많이 배웠다고 하는데, 사실 저도 도훈이한테 배운 점이 많아요. 저희가 예전에 회사에서 진행한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활동인 ‘소원별 희망천사’라는 봉사활동에 참여했었는데요. 그때 도훈이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죠.
도훈: 저의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셨죠? (웃음)
한복: 그때 도훈이가 정말 섬세하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저희가 만났던 아이가 당시 중학생이었는데, 저는 선뜻 다가가기가 어려웠거든요. 근데 도훈이가 그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이의 마음을 얻는 섬세함이 평소 회사에서 보던 도훈이와는 또 달랐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를 포함한 선배들에게도 섬세하고 깍듯하게 잘하려고 해왔더라고요. 뒤늦게 알아차렸죠. (웃음)
도훈: 쑥스럽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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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어엿한 베테랑 선배로
도훈: 어리바리하고 선배한테 귀여움 받던 저도 지금은 누군가의 선배가 되었어요. 세월이 정말 빠른 것 같습니다.
한복: 그러고보니 도훈이도 벌써 연차가 두 자리가 되었네요. 이제 시간이 더 빨리 가지 않을까요?
도훈: 그렇겠죠? 이번 ‘추.사.담’을 계기로 추억을 되새기다 보니, 여러가지 추억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선배님 신혼집에 집들이 갔던 기억부터 같이 봉사 활동했던 기억, 선배님이 주재원 준비 때문에 중국어 프린트물을 들고 머리를 싸매던 모습까지. 저도 누군가에게 기억 속에 남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네요.
한복: 분명 도훈이는 그런 선배가 될 거예요. 사실 제가 중국 시안에서 근무하다가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됐거든요. 그래서인지 추사담이 한국으로 복귀한 뒤 받은 웰컴 선물 같았어요. 도훈이 덕에 저도 지난 20년 회사 생활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재미있는 추억 하나가 더 생기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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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꼭 하고 싶은 말 한 마디는?
도훈: 선배님이 중국에서 돌아온 후, 지금은 평택에서 라인 셋업 업무를 하고 있는데요. 저는 평택캠퍼스 첫 라인부터 쭉 셋업을 담당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결론은, 형! 궁금한 거 있으면 저한테 언제든 물어보세요, 하하.
한복: 도훈이 많이 컸네요. 그래! 고맙다. (웃음) 앞으로의 회사 생활에서도 지치지 말고, 제가 감동받은 것처럼 도훈이도 후배들에게 감동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도훈아, 항상 그래 왔듯 너는 앞으로도 잘 해낼 거야. 우리 오래오래 서로 의지하면서 승승장구해보자!
업무 현장에서 처음 만나 10년의 우정을 이어 온 선후배 이야기, 어떠셨나요? 임직원들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해드리는 ‘추억은 사랑을 담고’ 시리즈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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