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삼성전자가 반도체 미세화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신개념 3차원 수직구조 낸드(3D Vertical NAND) 플래시 메모리의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이 3차원 V-NAND는 시장에 출시된 제품 중 최대 용량인 128기가비트(Gb) 메모리로, 40년 메모리 개발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혁신 기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최초 3차원 메모리 반도체의 상용화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그렇다면,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영상을 통해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원리와 구조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플래시 메모리는 전원이 끊겨도 데이터를 보존하는 특성을 가진 반도체로, 크게 낸드플래시와 노어플래시로 구분됩니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스토리지 메모리나 SSD와 같이 대용량 데이터 저장용으로 사용되고, 노어플래시는 피쳐폰에서 구동 소프트웨어를 저장하는 저용량 스토리지 메모리로 사용됩니다.
좁은 면적에 더 많은 셀을 만들어 소형화, 대용량화된 낸드플래시는 다양한 모바일 기기 및 전자제품의 대표적인 메모리 저장장치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낸드플래시는 우리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스마트폰에서 음악, 사진, 영상 등을 저장하는 역할과 HDD를 대체하는 SSD에 탑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첨단 10나노급 공정을 도입한 128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가 개발된 이래,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셀이 점점 작아지고 이웃한 셀과의 간격이 좁아지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전자가 누설되는 간섭 현상이 심화된 것입니다.
메모리 셀을 집에 비유하자면, 면적이 넓은 곳에 몇 개의 집만 지을 때는 건물도 크게 지을 수 있고, 이웃한 집 사이의 거리가 넓어 편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면적에 많은 집을 지어야 한다면, 집도 작아지고 이웃한 집 사이의 거리도 가까워져 소음 문제 등 간섭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극심한 간섭 현상으로 저장된 데이터를 판독할 수 없는 등 미세화 기술이 물리적 한계에 도달한 것이죠. 이렇게 물리적인 한계 극복이 어려워지면서 두 배 큰 용량인 256Gb 낸드플래시 개발 기간이 길어지고, 새로운 물질 개발 등으로 많은 개발 비용이 소요되면서 메모리 산업에 위기 상황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단층구조의 집을 수십 층 아파트와 같이 수직으로 쌓아 올린 것이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입니다. 층간 거리를 높여 이웃집 사이의 소음을 해결하고, 동일한 칩 면적 안에서 더 많은 집을 쌓을 수 있어 지속적으로 더 큰 집 지을 수 있습니다. 즉 간섭 효과 제거뿐 아니라 작은 집을 짓기 위한 기존의 미세화 기술로 경제적인 혁신 기술이 개발된 것입니다.
이렇게 기존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한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가 탄생하기까지, 획기적인 “구조 혁신”과 “공정 혁신”의 2가지 기술 혁신이 있었는데요. 먼저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구조 혁신에 대해 살펴볼까요?
이전의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도체인 플로팅 게이트에 전하를 저장하는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 구조’가 적용됐었습니다. 하지만 플로팅 게이트 방식은 10나노 이하 미세 회로에서 셀간 간섭이 심해지는 한계가 있었는데요. 2006년 삼성전자가 셀간 간섭 현상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세계 최초로 부도체에 전하를 저장하는 ‘2차원 CTF(Charge Trap Flash) 구조’를 개발하면서 낸드플래시의 혁신이 시작됐습니다.
컨트롤 게이트(Control Gate) 하나로 구성된 2차원 CTF 구조는 플로팅 게이트처럼 높은 두께를 가진 것이 아니라, 부도체인 얇은 막에 전하를 보관하기 때문에 셀 높이가 대폭 낮아지고, 셀간 간섭이 작아 상대적으로 미세화가 더 용이합니다. 대용량화를 위해 이 2차원 CTF 구조를 입체 기술로 발전시킨 것이 바로 ‘3차원 원통형 CTF 셀 구조’입니다.
특히 ‘3차원 원통형 CTF 셀 구조’는 기존의 컨트롤 게이트를 직사각형이 아닌 원통형으로 만들어 셀 당 보유 전자 수를 극대화하고, 셀 간의 공간을 확보해 데이터 간섭현상을 대폭 감소시켰습니다.
컨트롤 게이트에 저장하는 전하를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인데요, 단층으로 배열된 3차원 셀을 수직 수십 단으로 적층하면서도 데이터를 기록할 때, 기존 MLC 낸드플래시보다 소비 전력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또한 2배 더 빠른 속도를 구현하고 셀의 내구성을 10배나 높이는 등 독보적인 3가지 강점을 갖게 된 것입니다.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탄생에는 획기적인 셀 구조 혁신인 ‘3차원 원통형 CTF 셀 구조’외에도 수직 적층 기술인 ‘3차원 수직적층 공정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요,
‘3차원 수직적층 공정’은 높은 단에서 낮은 단으로 한 번에 구멍을 뚫어 각 층마다 전극을 연결하는 ‘에칭(Etching)’ 기술과 각각의 홀에 수직 셀을 만드는 ‘게이트 패턴(Gate Pattern)’ 기술 등 획기적인 공정 혁신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각 단에 미세한 구멍을 뚫는 ‘에칭’ 기술은 3차원 원통형 CTF 셀 양산의 핵심 기술로, 수십 단으로 쌓은 셀 전체에 수십억 개의 구멍을 만드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200미터 높이의 건물에서 옥상부터 바닥까지 5미터 지름으로 수십억 개의 구멍을 한 번에 뚫고, 각 층에 2개의 문으로 전자를 이동시킬 수 있는 양문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기술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 최초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는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 결과로 삼성전자는 지난 10년간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를 연구하면서 300여건 이상의 핵심 특허를 개발해 세계 각국에 출원을 완료했는데요, 정말 놀랍지 않나요?
이 기술을 통해 삼성전자는 이제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고집적 1테라비트(Tb) 이상 낸드플래시를 개발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확보하게 됐고, 지속적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을 이끌어 나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시장 조사기관에 의하면 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올해 236억불에서 2016년 308억불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발상의 전환으로 탄생한 혁신적인 삼성전자 3차원 V-NAND 메모리, V-NAND가 펼쳐 나가는 차세대 솔루션을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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