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반도체 용어를 알기 쉽게 소개해 주는 반도Chat의 네 번째 이야기! 오늘은 기나긴 디지털 여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주는 SSD에 대해 알아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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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 1. HDD에서 SSD로! 저장매체 패러다임의 변화
‘HDD(Hard Disk Drive)’는 비휘발성 데이터 저장소 중 가장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1950년대에 출시된 이후 지속적인 개발을 거쳐, 1990년대에는 개인용 컴퓨터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에는 ‘SSD(Solid State Drive)’가 사용되고 있다. 이렇듯 시대별 보조 기억장치의 대표 주자로 자리했던 HDD와 SSD의 차이점은 과연 무엇일까?
1990년대 이후 대부분의 PC는 HDD라는 저장장치를 활용했다. HDD는 금속이나 유리로 만들어진 원형 판 ‘플래터(Platter)’와 바늘 모양의 ‘헤드(Head)’로 구성된 기계식 저장장치다.
HDD의 데이터 처리 방식은 LP판에 비유해 볼 수 있다. 턴테이블에 올려 회전시킨 LP판이 바늘로 홈을 읽어 음악을 재생하는 것처럼, HDD는 회전하는 플래터의 데이터를 ‘헤드’라는 바늘을 통해 읽고 쓸 수 있다. 이때 플래터의 회전 속도(RPM)가 빠를수록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함께 빨라져 HDD의 성능은 향상된다.
하지만 이는 곧 HDD의 성능 한계로 이어졌다. 물리적으로 돌아가는 모터 방식은 전력 소비와 발열, 소음 문제를 수반했고, 플래터 회전 속도의 한계 때문에 SSD 대비 데이터 처리 성능이 느렸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SSD다. SSD는 데이터를 반도체에 저장한다. HDD처럼 모터 방식의 구동 장치가 필요하지 않아 작동 시 열과 소음이 발생하지 않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전한 동시에 데이터 처리 속도가 획기적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스토리지 트렌드는 HDD에서 SSD로 변화했다.
HDD에서 SSD로 전환하는 데는 오랜 시간과 연구가 필요했다. SSD 기술 개발은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지만, 높은 비용과 커다란 사이즈 문제 때문에 수년간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2006년 32GB SSD를 장착한 PC를 선보였다. 그 당시 업계는 비용 및 개발 난항 등의 문제로 인해 일반 PC에도 플래시 메모리를 적용하지 못했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출시한 노트 PC(SENS Q30 PLUS)와 울트라 모바일 PC(SENS Q1) 제품은 HDD가 없는 디지털 PC라는 새로운 시장을 여는 신호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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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 2. SSD로 확장된 초고속 세상
SSD를 좀 더 이해하기 위해서는 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플래시 메모리는 셀(cell)이라는 작은 단위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억장치이다. 이러한 플래시 메모리는 크게 낸드(NAND) 타입과 노어(NOR) 타입으로 구분된다.
노어 타입은 셀을 병렬로 배열하여 한 번에 여러 개의 비트를 읽을 수 있다. 각 셀의 주소를 반드시 기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쓰기 속도가 느리지만, 데이터를 빨리 찾을 수 있어 읽기 속도가 빠르다.
반면 낸드 타입은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을 직렬로 배열하여 한 번에 하나의 비트만 읽거나 쓸 수 있다. 한 블록 전체를 기록하기 때문에 쓰기 속도가 빠르지만, 직렬로 배열되어 읽기 속도가 느리다.
낸드 타입은 노어 타입과 비교했을 때 쓰기 속도가 빠르고 비용 측면에서 합리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기술 발달에 따라 낸드 타입의 읽기와 쓰기 속도 격차가 가파르게 좁혀졌다. SSD는 바로 이 낸드 타입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한 디지털 방식의 데이터 저장장치다.
SSD는 어떻게 이런 성능을 갖출 수 있었을까? 쉽게 이해하기 위해 SSD의 구조를 면밀히 살펴보자. PC가 CPU, 메모리, 기억장치로 이루어진 것처럼, SSD 역시 CPU처럼 외부에서 들어온 명령어를 해석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컨트롤러, 데이터 저장을 위한 낸드플래시, 캐시메모리 역할을 하는 D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때 낸드플래시는 데이터 집적도를 높여 용량을 늘려 주고, 컨트롤러는 인터페이스와 메모리 사이에서 데이터 이동을 제어하며 읽고 쓰는 순서를 정해 성능을 향상시킨다.
다시 말해, 하나의 PC 안에서 또 다른 컴퓨팅 시스템이 동작하여, 메모리를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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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 3. SSD 초격차, 그 비결은?
이러한 초고속 고용량 SSD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낸드플래시에 수많은 데이터를 촘촘하게 담는 것이 핵심이다. 즉 동일한 공간에서 얼마나 조밀하게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그 척도를 ‘집적도’라고 한다. 집적도는 용량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V낸드의 집적도를 높이기 위한 반도체 업계의 노력은 꾸준히 진행되었다.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와 CTF(Charged Trap Flash) 기술은 낸드플래시의 집적도를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중 도체에 전하를 저장하는 플로팅 게이트는 2D 낸드플래시에 적용되었는데, 전기 회로가 미세화될수록 셀간 간섭이 심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3D 낸드플래시에는 도체가 아닌 부도체에 전하를 저장하는 방식인 ‘CTF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에서 개발한 ‘V낸드(Vertical Nand)’는 2D(평면) 낸드플래시의 한계에 봉착한 업계를 확장적 세계로 이끈 3D(수직) 낸드플래시 기술이다. V낸드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인구’, 데이터 저장소인 셀을 ‘집’으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독 주택이더라도 근방에 집과 인구가 많지 않다면 이웃과의 충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구 밀도가 늘어나게 되면, 집들 간의 간격이 좁아지고 소음 등의 간섭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3D V낸드는 이러한 간섭을 극복하고자 개발한 기술이다. 단독 주택을 아파트와 같이 수직으로 쌓아 올림으로써, 더 많은 인구가 상호 간에 간섭을 일으키지 않고 머무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데이터 간섭 현상을 대폭 감소하기 위해 삼성전자 반도체는 수직으로 쌓아 올린 층에 고속 엘리베이터 역할을 하는 통로, ‘채널 홀’을 뚫어 데이터 용량을 확보하면서도 처리 속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적 발전을 이뤄 냈다.
삼성전자의 V낸드 기술은 2013년 1세대(24단) V낸드를 시작으로 2014년 2세대(32단), 2015년 3세대(48단), 2016년 4세대(64단), 2018년 5세대(9x단), 2019년 6세대(1xx단), 2021년 7세대(176단), 2022년 8세대(200단 이상) 등 끊임없이 성장하며 대용량 초고속 SSD 시대를 여는 발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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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 4.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SSD
V낸드 기술이 적용된 SSD는 필요한 상황이나 기능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분류된다.
우선 사용처에 따라 보안 및 외부 충격을 대비한 ‘포터블 SSD’와 작고 가볍고 빠른 성능의 ‘PC&랩탑용 SSD’, 대용량의 데이터와 보안을 요하는 ‘기업용 SSD’로 나뉜다.
최근 삼성전자는 한 뼘 크기에 8TB 용량을 담은 포터블 SSD, ‘T5 EVO’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외장 HDD 대비 3.8배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와 최대 460MB/s 연속 읽기∙쓰기 성능을 제공한다. 특히 3.5MB 크기 사진 약 2백만 장 또는 50GB 크기 4K UHD 영화 160 편 이상을 저장할 수 있는 큰 용량은 대용량 파일, 고해상도 동영상, 사진, 게임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자유자재로 활용 가능하다.
이외에도 풀HD급 4GB(기가바이트) 영화 1 편을 2초 만에 저장할 수 있는 초고속 포터블 SSD(Solid State Drive) ‘T9’을 출시하여 소비자용 SSD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SSD의 기능 측면에서는, 저장은 물론 연산까지 가능한 ‘Smart SSD’와 연속 쓰기가 많은 응용에 최적화된 ‘ZNS SSD’, 응답 속도가 10배 이상 빠른 ‘Z-SSD’로 나눌 수 있다.
다양한 종류처럼, 자유자재로 활용되는 SSD! SSD는 모바일 기기, 랩톱 컴퓨터&PC, 자율주행 자동차, 데이터 센터 외에도 게임, 영상 편집, 컴퓨터 그래픽 등 빠른 속도와 고용량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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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p 5. 내일을 향한 혁신, 삼성전자 반도체가 여는 메모리의 미래
지난 10월, 삼성전자 반도체는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에서 ‘Detachable AutoSSD(탈부착 가능한 차량용 SSD)’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스토리지 가상화로 하나의 SSD를 분할해 여러 개의 SoC(System on Chip)가 사용할 수 있는데, 최대 6,500MB/s의 연속 읽기 속도와 4TB 용량을 제공한다. 탈부착이 가능한 차량용 폼팩터로 구현돼 성능도 손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또한 서버 스토리지에서도 응용처에 따라 용량을 변화시키고, 페타바이트(Petabyte)급으로 확장할 수 있는 SSD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2020년 출하 기준 전 세계 서버용 HDD를 삼성전자의 최신 SSD로 바꾸면, 3TWh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21년 기준 서울 송파구 구민이 1년간 사용한 전력 사용량(약 2.85TWh)보다 많은 양이다.
최고 성능의 SSD를 개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SSD 초고용량 경신을 통한 낸드 활로 개척 등 삼성전자가 주도한 스토리지 패러다임의 변화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 생활에 또 다른 가치를 부여하는 차세대 저장장치, SSD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인생맛칩 ‘SSD’ 편을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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