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고도(古都) 시안(西安)에 태극기와 오성홍기가 휘날립니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인데요, 21세기 디지털 실크로드의 개막이라 불리는 그 출발점에 가 보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산시성(陕西省) 시안시(西安市)에서 산시성 성위서기 자오쩡융을 비롯한 중국 영도들과 권오현 부회장 등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신규로 건설한 메모c의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했습니다.
물과 전기가 풍부하며 서부 최고의 교육 도시로 손꼽히는 시안에서 SCS법인은 2012년 9월 기공식을 갖고 약 20개월 간의 공사기간을 통해 완성되었는데요, 34.5만평의 부지에 연면적 7만평 규모로 건설된 이 곳에서 10나노급 낸드플래시(V-NAND) 메모리를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생산합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글로벌 IT기업들의 생산거점이자 세계 낸드플래시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낸드플래시 제품을 직접 생산하여 공급함으로써,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과거 시안에서 출발한 실크로드가 동서양 문명 교류의 핵심 역할을 했던 것처럼, 한국과 중국의 협력으로 탄생한 이 곳 시안 공장이 ’21세기 디지털 실크로드’의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 권오현 부회장
북적이는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어딘가 익숙한 글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현수막과 ‘삼성성(三星城)’이라 쓰여진 고속도로 표지판, 그리고 ‘삼성 톨게이트’까지. 삼성전자의 원활한 사업 운영을 위한 배려 중 ‘삼성 톨게이트’는 단연 눈에 띄는데요, 중국 전체 중 회사 이름을 달아 준 유일한 톨게이트라고 합니다.
세계 1위 삼성 메모리 사업의 시안 진출을 환영하는 중국의 분위기가 한껏 느껴지는데요, SCS 법인의 제조/기술을 책임지는 백홍주 상무는 ‘SCS 법인을 구축하며 중국 정부에서 많은 부분을 지원해 줬습니다. 그 기대감 만큼 중국 시안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과 친화되기 위해서 힘써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당나라 시대 신라인을 위한 ‘신라방’처럼 먼 미래 이 곳이 ‘삼성 동네’로 불리지 않을까 라는 유쾌한 상상을 하는 사이 곧 이어 SCS 법인이 나타납니다.
SCS 법인은 미세한 공정을 다루는 반도체의 특성상 생산라인 내부는 청정구역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생산라인 내부의 청정도가 중요한 반도체 라인 특성상 황사나 스모그가 많은 중국에서 생산이 가능할 것이냐는 이야기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 우려를 딛고 SCS 법인의 생산라인은 높은 청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청정 관련된 모든 부서의 전문가들이 모여 라인을 설계했습니다. 여러 시뮬레이션 끝에 목표 수치가 나오자 모두 쾌재를 불렀습니다. 사막에 가서 라인을 지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이게 모두 회사의 자산이라는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 SCS 법인 백홍주 상무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시설도 빠질 수 없는데요, 생산라인 근처 위치한 사내 식당에서는 SCS 법인 임직원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국내 사업장의 사내식당과 차이가 없어 보이는 이 식당의 색다른 점은 메뉴가 중국식, 한국식 두 종류로 나눠져 있다는 것.
한국인 임직원과 중국 현지에서 채용된 임직원 모두가 고향의 음식을 그리워하지 않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눈에 띕니다. 그 밖에도 임직원 건강을 위한 사내병원, 피트니스, 휴게실, 운동장 등의 시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준공식을 맞아 활기 넘치는 SCS 법인에서 법인 운영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임직원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SCS 법인에 세계 1등 메모리 DNA를 심기 위해 국내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시안으로 파견을 나왔다고 하는데요, 공정 업무를 담당하는 김영식 책임을 만나 각오를 물었습니다.
“처음 이 곳에 깃발 꼽는 심정으로 왔고 이제는 길을 잘 닦는다는 마음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1년 파견을 마치고 돌아갈텐데 이후 근무하는 분들이 편안하게 업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잘 갖추겠습니다.” – SCS 법인 김영식 책임
처음 현지 채용 직원들과 기반을 다질 때 많이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언어의 장벽에 가로막혀 안타까웠다는 김영식 책임은 지금은 생존 중국어를 많이 익혀 현지 직원과의 소통도 많이 늘려 가고 있다고 합니다. 김영식 책임은 보고싶은 한국 동료들이 많다며, 잘 마치고 복귀해 업무에 힘이 되겠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국내 직원뿐 아니라 SCS 법인에는 많은 중국의 우수한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길게는 1년간 한국에 파견되어 업무를 배우고 간 임직원도 있는데요, 원문수(元文帅) 과장도 그 중 하나입니다.
2012년 입사해 한국에서 1년간 연수를 받은 원문수 과장은 “삼성전자라는 세계 1등의 회사가 중국에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없이 이 곳에 입사를 결심하게 되었다며, 본인뿐 아니라 중국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삼성전자에 대한 관심도 크다”고 이야기합니다.
“작년에 시안 취업 설명회에서 취업 준비생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중국 내 삼성전자에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습니다. SCS 법인은 산시성에서 가장 큰 규모의 회사이기도 합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중국 사람들은 전도 유망한 삼성전자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 SCS 법인 원문수(元文帅) 과장
한국 연수 당시 처음에는 큰 생산 라인의 규모에 놀랐고, 그 다음에는 자동화가 된 최첨단 공장이 시안에 들어온다는 사실이 놀라웠다는 원문수 과장은 업무를 하나하나 익혀 가는 과정에서 성취감이 커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밝게 웃었습니다.
2년 전 넓은 밀밭으로 지평선이 펼쳐져 있던 터에 깃발을 꼽고 공사를 시작한지 20개월, SCS 법인 1호 파견자인 백홍주 상무는 당시를 떠올리며 준공식을 맞은 감회를 전했습니다.
“당시 푸른 밀밭을 보며 많은 소재와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는 반도체 사업 특성 상 이 모든 것을 어떻게 갖춰야 하는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맨땅에 헤딩한다는 각오로 모든 부서, 모든 관련 인력이 협력했습니다. 모든 사람의 종합 작품인 SCS 법인을 보며 이런 공장과 일대의 산업단지를 갖춘 삼성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중국 13개 왕조가 수도로 삼았던 시안은 서부 최고의 교육 도시로 손꼽힙니다. 결국 인재의 싸움인 하이테크 산업에서 좋은 인재가 많고 물과 전기가 풍부한 시안에서 삼성전자는 제 2의 메모리 신화창조를 꿈꾸고 있습니다.
“1983년도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 기흥 땅에서 반도체 산업을 시작했던 마음으로 임했기에 실패라는 생각은 한 적이 없습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10년 만에 메모리 세계 1위를 이룬 삼성 반도체이기에 이제 유에서 최고의 유를 만들어 내 중국에서 새로운 신화창조를 이뤄 갈 것입니다.”
이제 출발점에 선 SCS 법인. 한국, 중국, 미국을 연결하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 3거점 체제’ 구축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 펼쳐질 삼성전자 반도체의 활약,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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