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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연구소 김수근 부소장에게 묻다_ 1. 직업성 암이란?

건강연구소 김수근 부소장

사람에게 소중한 것은 시간과 건강입니다. 이는 행복의 척도가 되기도 하는데요, 몇 해 전부터 국내에 웰빙, 힐링 열풍이 불고 있는 것에서도 우리 삶에서 ‘건강’이 갖는 의미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에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가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김수근 부소장과 함께 ‘건강’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 첫 시간으로 암, 특히 직업성 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그 이유는 최근 수년간 반도체를 생산하는 작업장에서 백혈병이 발생하였다는 주장들이 있고, 여기에는 사실을 바탕으로 정리하고 오해를 풀어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서 직업성 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건강의 소중함과 건강한 직장생활에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지금부터, 직업성 암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근로자가 암에 걸렸을 때 그것이 직업성 암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Q1. 직업성 암이란 무엇인가요?

직업, 작업환경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1770년대부터 논의되어 왔습니다. 당시 나무나 석탄을 주 난방 연료로 사용하던 영국의 굴뚝 청소부에게서 음낭암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연구 결과, 좁은 굴뚝의 검댕을 제거하기 위해 체구가 작은 10대 소년들이 주로 이 일을 했는데, 작업 중 검댕이 몸, 특히 땀이 많이 차는 사타구니(허벅지의 안쪽)에 많이 묻어 음낭에 암을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것이 최초로 밝혀진 직업성 암 입니다. 이후, 염료공장의 화학물질에 의한 방광암, 전리방사선에 의한 암이 차례로 발견되었습니다. 즉, 산업화와 문명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직업성 암이 점차 발견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위의 사례와 같이 직업적인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암을 ‘직업성 암’이라고 합니다. 직업성 암은 작업환경에서의 발암물질 노출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작업환경 개선이나 보호구의 착용을 통해 대부분 예방이 가능합니다. 약 250년 전, 영국의 굴뚝 청소부는 사타구니에 검댕이 묻지 않도록 작업복을 개량하고 매일 목욕을 하여 암 발병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작업 중 사용되는 물질을 발암성이 없는 물질로 대체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입니다. 이처럼 노력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암이 직업성 암이기 때문에 발병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업성 암은 사람이 걸릴 수 있는 대략 200종의 암 중에서 현재까지는 약 15종 정도가 대표적인 직업성 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도 대표적인 직업성 암은 폐암, 방광암, 백혈병 등 입니다. 

직업성 암의 종류
※ 출처 : Canadian Centre for Occupational Health and Safety. Cancer Sites Associated with Occupational Exposures  http://www.ccohs.ca/oshanswers/diseases/carcinogen_site.html (2012년 11월 30일 접속)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석면 방직공장, 석면섬유 제품을 제조하는 사업장, 석면이 함유된 브레이크패드를 교환하는 자동차 정비소, 슬레이트를 분쇄·파쇄하는 건설현장 등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게는 석면에 의한 폐암과 악성중피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리규산은 진폐증과 폐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광부나 주물공장 등에서 규사분진에 노출된 근로자도 폐암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백혈병도 대표적인 직업성 암 중 하나로, 석유에서 벤젠을 제조하는 화학공장과 벤젠이 함유된 세척제 등을 사용하는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파괴검사를 하거나, 방사선 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에서는 전리방사선에 의해 백혈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Q2. 근로자가 암에 걸렸을 때에 직업성 암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지금도 암의 발병 원인에 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 결과를 토대로 대략적인 발병 원인을 정리해 나가고 있지만, 특정 암에 걸렸을 때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직업성 암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어려운 과정입니다. 그래서 보다 전문적인 조사과정이 필요하며, 기본적으로 다음의 3가지 사항이 검토되어야 합니다.

1. 근무환경의 발암인자 존재 여부
가장 먼저 근로자가 진단받은 암이 어떤 암 인지를 확인한 후,진단받은 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을 근무 중에 사용한 적이 있는 지, 또는 그 물질에 노출된 적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각 암의 원인 물질에 대한 노출 여부를 우선으로 확인해 보는 것 입니다.

2. 발암 인자에 대한 노출 정도
발암 물질을 사용했거나 노출된 적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얼마나 많이 노출되었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조사하게 됩니다. 암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노출이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으로 언제부터 근무 했으며, 발암물질을 언제, 어느 기간 동안 취급하였는지를 확인합니다.

3. 발병 경과와 발병 상태
마지막으로 발병 시점과 노출 정도, 발병 상태 등을 비교 분석하며, 노출경로(구강, 호흡, 피부 등)도 함께 확인합니다. 암의 특성 상, 발암인자에 노출된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난 후 발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석면에 의한 폐암의 경우 2~30년의 잠복기가 있습니다.

김수근 부소장과의 첫 만남을 통해 직업성 암이란 직업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암이라는 것과 근무환경에 발암인자가 존재하는지, 발암인자에 어느 정도 노출되었는지, 발병의 경과와 상태 등을 검토하여 직업성 암인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는 점을 알아보았습니다. 직업성 암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어려운 것만이 아니라, 명확한 기준을 따른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다음 자리에서는 직업성 암으로 의심될 때, 근로자는 어떤 과정을 거쳐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우리나라의 산재 보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전자 건강연구소는 ‘건강’에 대한 여러분의 다양한 고견을 듣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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